28일 오전 11시 경남 진해시 바닷가 안벽에 위치한 오리엔탈정공. 3만1천여 평의 공장 곳곳에서 1천여명의 근로자들이 프라즈마로 자동절단된 철판을 용접으로 이어가며 데크 하우스(Deck House)를 만들고 있다. 데크 하우스란 배의 갑판 위에 놓여지는 선원침실 주방 화장실 등 철판으로 만든 배의 상부구조물. 높이 43m에 설치된 1백t급 대형 천장크레인은 계속 블록을 하나씩 들어올려 데크 하우스를 쌓고 있다. 데크 하우스는 높이가 보통 10층 규모이며 무게는 1천t 정도. 현재 작업 중인 10여개의 데크 하우스는 페인트 칠과 마무리 작업이 끝나면 바지선에 실려나간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한진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는 물론 일본의 미쓰비시 미쓰이 가와사키 등이 거래처다. 데크 하우스는 단순히 철판을 연결한 구조물이 아니다. 배관 전기 인테리어 등이 들어간 하나의 건축물이다. 그만큼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서종석 오리엔탈정공 대표는 "일본 조선소로부터 선수금 50%를 받는다"며 "주문이 밀려 토요일에도 8시간씩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진해공장 바다 앞을 매립해 공장을 넓힐 예정이다.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11.4% 늘어난 1천7백30억원이다. 조선기자재산업이 이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의 일감 확보와 국제 경쟁력으로 무장한 조선기자재업체들을 중심으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성일기계 동남정공 해덕선기 등 부산 녹산공단의 조선기자재 협업화단지 8만2천여평에 입주한 51개 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문이 쏟아져 하루에 1∼2시간씩 초과 근무하는 건 기본이다. 부산상의는 올해 부산지역 조선기자재업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4천3백42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선박용 소화장치를 생산하는 엔케이. 이산화탄소(CO2) 등 소화물질을 담은 소화용기와 장치가 국내외 배에 장착된다. 선박용 소화장치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배가 출항하지 못한다. 그만큼 중요한 설비다. 따라서 배를 주문하는 선주가 소화장비 업체를 선정한다. 대부분의 선주가 엔케이를 선택한다. 일본의 소화장비 업체들은 아예 경쟁을 포기한 상태다. 엔케이를 뒤쫓아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엔케이의 일본내 CO2 소화장비 시장점유율은 15%에서 올해 50%로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8백억원. 지난해보다 무려 69.5% 늘어난 수치다. 박윤소 엔케이 대표는 "연간 3만4t급 이상의 선박 2백50∼3백척에 소화장비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선박용 무선통신장비 생산업체인 삼영이엔씨. 이 회사는 이달말 중국에 수출할 무선장비 1백50세트 생산에 여념이 없다. 올해 1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는 통신시스템도 공급한다. 무선통신장치 무선전화장치 어군탐지기 비상위치지시장치 GPS플로터(항해종합 정보제공기기) 등은 이 회사의 자랑거리. 이인준 삼영이엔씨 이사는 "선박용 항해 통신 어로 전자장비 종합 메이커로서 입지를 굳히며 해외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