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로 시도될 예정이던 월드컵 축구경기의 인터넷 생중계 방송이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 28일 KBS 등 방송사와 두루넷 등에 따르면 월드컵 축구경기 방송권을 갖고 있는독일의 미디어 그룹 키르히미디어(KM)사는 KBS, MBC, SBS 등 방송 3사로 구성된 `코리아풀'(Korea Pool)과의 협상에서 인터넷 생중계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해옴에 따라사상 최초의 월드컵 축구경기 인터넷 생중계 방송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KM사측은 코리아풀측에 ▲국제방송수준의 화질 유지 ▲한국외에 다른 지역에서 월드컵 인터넷 생방송을 볼 수 없도록 영토제한 등의 조건부 인터넷 생중계를 허용키로 했었다. KBS 등 코리아풀측은 이에 따라 KM사의 조건에 부합하도록 전송속도 1Mbps로 `멀티캐스트'방식의 인터넷 생중계를 하되 ISP(인터넷 접속사업자) 차원에서 해외 네티즌들의 접속차단 등 영토제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KM측은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멀티캐스트 방식의 인터넷 방송은 기존 유니캐스트 방식이 접속자 수가 많아질수록 전송속도가 낮아지는 데 반해 접속자 수에 관계없이 일정한 전송속도를 유지할수 있는 최신 인터넷 방송기술이다. KBS 관계자는 "KM측이 뚜렷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은 채 `불만족', `불충분'등의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해오다 최근에는 KM 사장의 명의로 역시 부정적인 회신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M측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제시하지 않고 사장명의로 부정적인 답신을 보낸 점에 비춰 이번 월드컵 경기의 인터넷 생방송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두루넷을 비롯해 KT, 하나로통신 등 국내 ISP 사업자들은 자사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월드컵 축구경기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됐다. 관련업계는 KM측이 인터넷 생중계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인터넷생중계 방송에 대한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데다 공동 개최국인 일본측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점과 최근 법적 소송문제 등 내부의 복잡한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M측이 월드컵 개막이 임박할 때까지 시간을 끌면서 인터넷 생중계방송권의 가격을 올려받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