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톨릭내 최대교구인 로스앤젤레스대교구의로저 마호니 추기경은 25일 밤(현지시간) 사제들이 아동을 성추행한 "사악하고 통탄할"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교회와 성직사회가 정화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마호니 추기경은 이날 부활대축일로 이어지는 성주간 첫날 롱비치에서 열린 한미사에서 "나는 교구장으로서 모든 신자들을 비행이나 학대로부터 보호할 전적인 책임이 있다"면서 "내 행동이 부적절하거나,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솔직히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수 사제들의 사악하고 통탄할 행동 때문에" 교회와 성직사회가 정화돼 가고있다고 덧붙였다. 마호니 추기경의 발언은 로스앤젤레스 대교구가 아동 성추행과 관련된 6∼12명의 사제들을 면직한 뒤에 나온 것이다. 마호니 추기경은 성추행 피해자들이 교회측과의 합의과정에서 한 비밀준수 약속을 깨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가해자의 이름을 밝히는 것은 피해자들에게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 줄 위험이 있다는 점을 들어 가해자 명단 공표는 거부했다. 마호니 추기경이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를 방치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아동 성추행 피해자 가족들은 가해자들의 명단을 공개하도록 압력을 넣어왔다. 한편 마호니 추기경은 사제들의 독신생활과 아동 성추행간에 어떤 상관관계도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성직자 결혼문제가 토론 대상이 돼야한다는입장을 나타냈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