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이 24일 아동 성학대 추문으로 심한 타격을 받고 있는 교회와 일부 지도자들의 문제를 일제히 거론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초 사제들의 섹스스캔들이 터졌던 보스턴 성 안토니오대성당 레이먼드 맨 신부는 이날 교구 신자들에게 "오늘날 세상에서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지난 수주일동안 우리는 꿈에서조차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을 목격하고듣고 또 읽었다"고 말했다. 또한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사제들이 교구청에서 하달된 사과와 동정 메시지를낭독했으며 일리노이주 시카고와 플로리다주 팜 비치에서는 신자들이 만나 성추문에관한 전단을 받았다. 성주간(聖週間) 첫날인 '주의 수난 성지(聖枝)주일'인 이날 이밖에 많은 성당에서 사제들은 강론에서 신앙이 고통과 악을 누르고 승리한다는 부활 메시지에서 위안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성 안토니오대성당의 또 다른 성직자인 퍼거스 힐리 신부는 "세상에는 항상 문제가 있으며 악이 존재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악마가 최후의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희망을 갖고 현재의 상황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灰)의 수요일에서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지 사흘만에 부활한 것을 기념하는 부활대축일(31일)까지 6주간의 사순절(四旬節)행사는 올해의 경우 일부 성직자들의 어린이에 대한 성적 학대사건으로 빛이 가렸다. 보스턴 대교구가 어린이를 학대한 성직자들을 축출하지 않은 사실은 미 전역의가톨릭계에 퍼지면서 보스턴 대교구장 버나드 로 추기경에 대한 사임요구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교회로부터 배신당한 어린이들에 관한 새로운 보도가 거의 매일터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성추문으로 인한 교회의 위기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사임요구를 거부해온 로 추기경은 성지주일 미사에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 전국의 많은 성직자들은 이날 고통과 떨어진 신뢰, 속죄 등 성지주일의 전통적 주제를 이용한 강론를 통해 가톨릭교회가 당면한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진력했다. (보스턴 AP=연합뉴스) ks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