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물론 각종 텔레비전 토론회 등에 나와 집권 자민당을 매섭게 비난해 온 사민당의 간판 여성의원인 쓰지모토 기요미(40) 의원이 비리의혹으로 궁지에 몰렸다. 사민당 당 3역의 하나인 정책심의회장을 맡고 있는 쓰지모토 의원은 지난 1997년부터 1년 8개월간 여성 정책비서관의 급여 1천500만엔(약 1억5천만원)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주간지를 통해 보도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쓰지모토 의원은 당시 사민당 선배 의원실에서 사설(私設)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던 40대 여성을 자신의 정책비서관으로 국회에 등록했으나, 실제로 이 여성은 정책비서관으로 활동한 사실이 없다는게 잡지의 보도내용이다. 정책비서관에게는 월 60만엔 정도가 지급되지만, 스지모토 의원은 월 5만엔 밖에 지급하지 않고 나머지를 착복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스지모토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돈은 전액 지급됐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스지모토 의원에게 온갖 모욕을 당했던 자민당측은 희색이다. 노나카 쓰토무(野中廣務) 전 간사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의원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으니까 스지모토 의원 자신이 거짓말하는 일은 없겠지"라며 가시돋친 말을 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도 "그간 언동으로 미루어볼 때 본인 스스로 진퇴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쓰지모토 의원은 국회에서 고이즈미 총리에게 질문을 한 뒤 답변이 바로 나오지 않자 7번이나 "총리, 총리"를 외쳐대 화제가 됐으며, 스즈키 무네오 의원을 겨냥해 "당신은 비리의 백화점이 아니라 비리의 종합상사다. 거짓말쟁이"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이런 그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치가 무서운 줄도 모르고 날뛴다"는 등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어왔다. 쓰지모토 회장은 와세다(早滔田)대 교육학부 출신으로 대학재학 시절 민간국제교류단체인 `피스보트(Peace Boat)'를 창립했으며, 지난 96년 중의원으로 배지를 단뒤 현재 2선을 기록중이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