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총점이 같아도 영역별 점수가 다르면 당락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2003학년도 대입에서는 수능 총점보다 영역별 점수가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시험 총점 반영 대학은 줄어든 반면, 일부 영역만을 반영하거나 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하는 대학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03학년도 대입에서는 수능시험의 5개 영역 점수를 단순 합계해 반영하는 대학이 작년 115개에서 95개 대학으로 20개나 줄었다. 반면 일부 영역의 성적만을 반영하거나 전체 영역 반영대학중 영역별 가중치를 반영하는 대학은 77개에서 93개로 대폭 늘어났다. 이같은 현상은 수능시험의 총점이 같아도 대학 진학후 전공 학문에 필요한 기초영역에 적성이 맞거나 소질을 보이는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것. 따라서 2003학년도 수능에서는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반영하는 영역의 점수가 중요하며, 모든 영역에서 비슷한 점수를 얻기보다는 지망 대학에서 반영하는 수능 영역이나 가중치가 부여되는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합격에 훨씬 유리하다. 실제로 일부 영역 반영이나 영역별 가중치 적용이 처음 등장한 지난 2002학년도 대입에서도 총점이 높은 수험생이 영역별 점수가 낮아 탈락한 경우가 속출했었다. 이화여대 인문계의 경우 과학탐구, 자연계의 경우 사회탐구를 제외한 수능 4개영역의 성적을 합산해 선발한 2002학년도 정시모집 1단계 전형 결과, 수능 5개 영역총점으로 선발했을 경우와 비교해 23.0%의 당락이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한양대 자연계에서도 총 모집인원 765명 중 62.1%인 475명이 총점에서 앞서고도 3개 지정영역 성적이 떨어져 탈락했다. 논술이 당락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고려대의 경우 논술고사가 당락에 미친 영향은 모집단위별로 2∼19% 수준이었고, 평균적으로 수험생 100명 중 6∼7명의 당락이 논술로 갈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오는 2005학년도 수능부터는 각 대학들이 지정한 학과별 반영 영역과 영역별 가중치 등에 따라 아예 5개 영역중 필요한 영역만 골라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되므로 영역별 점수 반영이라는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망 학교나 학과를 조기에 결정하고 반영 영역이나 가중치 부여 등을 상세히 파악한 뒤 해당 영역의 `점수올리기'에 역량을 집중해야 합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이사는 "올해는 일부 영역 반영 대학이 더욱 늘어남에 따라 지망 학교를 미리 정한 뒤 요구하는 영역을 집중 공략해 점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