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자가 세포에도 품질검사과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 연구결과가 사이언스와 네이처, 엠보 등 세계 저명학술지에 잇따라 실렸다. 서울대 BK21사업단 김빛내리(Vic Narry Kim.여.34) 교수는 미국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의 기디언 드레이퍼스 박사, 일본의 나오유키 카타오카 박사와 공동으로 mRNA가 생성에서 사멸까지 다양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세포에 의해 일종의 품질검사과정(Quality Control)을 거치게 되는 것을 처음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김 교수가 99년-2001년 하워드휴즈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근무할 당시 시작한 연구의 결실로, 이들 3명의 공저 형태로 지난해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와 유럽의 엠보저널 등에 실렸으며 영국의 저명 학술지 네이처는 분석기사 전문지인 네이처리뷰즈 3월호에 이 내용을 다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전정보의 보관장소인 핵과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는 세포질사이에서 정보전달자 역할을 하는 mRNA는 생성과 사멸의 다양한 과정을 거치면서 내부의 일부가 제거되는 현상(스플라이싱.Splicing)이 일어난다. 스플라이싱 현상은 불필요한 염기서열을 제거하고 유용한 염기들을 연결하는 과정으로, 이 과정에서 잘못이 생기면 종종 불필요하거나 해로운 단백질이 생겨나게 된다. 이에 따라 세포는 영리하게도 이 mRNA가 스플라이싱을 제대로 거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종의 품질검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mRNA에 결합하는 새로운 단백질들을 발견했으며, 이들 단백질이mRNA상에 스플라이싱이 일어난 위치를 표시하는 일종의 표지판 역할을 함으로써 품질검사과정에 참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김 교수는 "유전병의 약 20%가 전사(轉寫) 이후단계(DNA에서 mRNA가 만들어진 이후의 과정)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할 정도로 RNA 단계의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미 유전체분야와 단백질체 연구의 많은 부분이 선진국에 선점돼 있는 상황에서 틈새시장인 RNA유전체학(RNomics) 분야에 연구를 집중한다면 빠른 시일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