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 오전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두 정상은 시종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특히 민감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등 중.미 수교 30년의 우호를 한껏 과시하는 듯 했다.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대만, 반(反)테러, 인권 등의 문제가 협상테이블에 올랐다. 이밖에 경제협력 방안 등이 실무진 사이에서 깊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큰 원칙에서는 대체로 의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방법에서는 일부 시각차를 보였다. 두 정상은 우선 한반도에서 전쟁 위협을 없애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데 합의했다. 한반도 문제는 당사국인 남북간 협력 및 북한.미국과의 대화 등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데 양측이 합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외교 및 대화도 유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북한이 김대중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기를 희망하며 장 주석이 뜻을 북한에 전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측은 또 지구상에서 테러를 근절해야 한다는 문제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벌이고 있는 대(對)테러 전쟁에 대한 중국의 지지에 감사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경제문제와 관련된 협상은 비교적 큰 이견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양국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후 경제와 무역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중국이 WTO 가입시 합의한 개방약속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올해 안에 양국 통상관련 회의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만문제, 인권, 종교, 무기확산, 미사일방어 등에서 의견 차이를 나타냈다. 부시 대통령은 "중국의 1개 국가 원칙을 존중한다는 미국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회담에서 일부 이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부시 대통령이 일본에서 대만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미사일방어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주석은 미국측이 제기하고 있는 인권 종교 등의 문제에 대해 "중국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국내법을 어기는 종교행위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22일 오전 주룽지(朱鎔基)총리 및 장 주석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 등을 만난 뒤 오찬을 겸해 장 주석과 한번 더 회동을 갖는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