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 "北 대량살상무기 대화해결" 공감 .. 기자회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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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90분 동안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한.미동맹관계 등에 대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혔다.
양 정상은 특히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의 지속적 추진입장을 재확인했으며 대량살상무기 등 남북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 방안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양 정상은 이어 공동기자회견도 가졌다.
◇ 북한 대량살상무기 =한.미 양국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은 주민들의 굶주림을 방치하고 대량살상무기(WMD)를 만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이 가장 위험한 무기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는 강경 대처입장을 견지했다.
9.11 사태 이후 북한의 WMD를 '테러와의 전쟁' 차원에서 다루려는 미측의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김 대통령도 "북한의 WMD 문제 해결은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 자체의 안보에 관한 절실한 문제"라며 미측에 화답했다.
양측은 WMD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 속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이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대화를 통한 해결' 방안이 관철된 셈이다.
◇ 재래식무기 =예상과 달리 양 정상은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간 "북한의 재래식무기 후방철수는 관계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강한 관심을 피력, 우리 정부에 부담을 안겨왔다.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대량살상무기는 미국이, 재래식무기는 우리 정부가 주도권을 쥐어온 '힘의 균형'이 일시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은 이날 회담후 미국측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와 관련, 일본 산케이신문은 "양국간에 이견차가 그만큼 컸던 결과"라고 분석했다.
◇ 햇볕정책 =양 정상은 북한을 향한 햇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힌 뒤 김 대통령의 일관된 포용정책 추진을 "고귀하고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부시 대통령의 햇볕정책 지지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달 '악의 축' 발언 이후 불거진 한.미간 대북시각차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시킨 셈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아직 한국의 햇볕정책을 수용하지 않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햇볕정책의 '성과'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 테러공조 및 한.미동맹 =양 정상은 전통적인 한.미동맹 관계를 대테러 공조 등 범세계적 협력 차원의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확대시킨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은 회담 직후 "양국 동맹관계가 안보협력뿐 아니라 정치 경제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확대발전되고 있는데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양국 동맹관계의 강화는 9.11 사태 이후 미국의 세계관이 변화하는 과정속에서 두 나라 관계를 재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은 이같은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굳건한 한반도 방위공약을 재확인했고, 한국은 대테러 국제연대에서의 협력 강화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