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케이블방송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각 지역에서 케이블방송을 내보내는 기존 종합유선방송사(SO)들 중 일부 업체들이 합작으로 디지털케이블방송 서비스 업체를 세우는가 하면 일부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는 독자적으로 디지털케이블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또 디지털케이블방송을 위해 새로 업체가 설립되기도 했다. 현황=디지털케이블방송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업체로는 국내최대 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을 비롯 한국디지털미디어센터,브로드밴드솔루션즈(BSI) 등이 있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씨앤앰커뮤니케이션(대표 오광성).전국 10개 지역에 12개의 SO를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오는 3월 중순부터 시험방송을 내보낸다. 이어 올 상반기안에 VOD(주문형비디오) EPG(전자프로그램안내) 등이 가능한 디지털케이블방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24개의 SO들이 출자해 만든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대표 박성덕)은 오는 10월까지 디지털미디어센터를 설립하고 시험방송에 들어간 후 올해안에 본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센터는 채널사용사업자(PP)로부터 방송프로그램을 받아 디지털콘텐츠로 가공해 SO에 제공하는 곳이다. BSI(대표 정석훈) 역시 디지털케이블방송시스템을 갖추고 SO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서울 경기지역에 35만 케이블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MSO인 드림씨티의 디지털시험방송을 오는 4월부터 실시한다. 이에 앞서 오는 3월6일 SO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이유=케이블방송의 디지털화는 1백40여개의 채널을 서비스하는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오는 3월 본방송에 들어감에 따라 케이블방송 SO들이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이 추진하고 있다. 케이블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될 경우 디지털위성방송에 못지 않는 많은 채널과 고화질 고음질의 방송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쌍방향서비스는 디지털위성방송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전망=디지털케이블방송을 실시하기 위해선 채널사용사업자(PP)들로부터 방송콘텐츠를 받아 이를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디지털헤드엔드,많은 양의 정보를 소통시킬 수 있는 광대역케이블망,이를 받아볼 수 있는 디지털셋톱박스 등이 필요하다. 업계에선 각 SO가 이런 시설을 갖추기 위해선 한 지역당 1백억원정도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1백10여개의 SO들이 있으므로 케이블방송의 디지털화에 소요되는 비용은 1조원 이상이 된다는 것. 이 때문에 시스템통합업체,셋톱박스생산업체 등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얼마전 있었던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의 디지털미디어센터 시스템 구축 RFP(사업제안요구서) 설명회에서는 국내 대기업들을 비롯해 20여개 업체들이 참여해 이 사업에 동참할 의사를 보였다. 디지털케이블방송의 등장은 SO간의 인수합병(M&A)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화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SO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기업들의 SO산업 진출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화에 따른 SO의 수익구조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