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실적주로 불러다오' 건설주가 실적개선을 토대로 '부활'을 위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지난 97년말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 악화와 유동성 위기에 따른 연쇄 부도로 큰 아픔을 겪었던 건설업체들이 우량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지난 3년여동안 불필요한 몸집을 줄이고 과도한 부채를 축소하려는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주효했다. 그동안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이제 실적개선으로 유턴하고 있는 양상이다. 아파트 분양 열기와 정부의 내수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주택경기가 지난해부터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점도 업체의 실적개선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올해 정부가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주요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상반기에 조기집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움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당수 건설업체들이 실적이 급격히 호전되는 이른바 '턴 어라운드'(Turn-around)형 종목으로 재평가되면서 주가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실적 개선 =전체적인 업황과 수익성 개선으로 '턴 어라운드'형 건설주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매출은 늘고 부채비율은 줄었다. LG건설 대림산업 동부건설 코오롱건설 등은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익을 냈다. LG건설은 작년 매출(3조1천5백31억원)과 순이익(1천5백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16.44%와 21.43% 늘었다. 대림산업은 부채비율이 1백% 밑으로 떨어졌다. 태영은 매출(5천1백억원)과 순이익(4백70억원)이 7.3%와 27.0% 늘어나고 영업이익(5백60억원)은 무려 1백54% 급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태영은 작년말부터 사실상 무차입경영에 들어갔다. 동부건설은 작년 매출(1조3천5백17억원)과 영업이익(1천2백71억원)이 전년보다 2.3%와 24.4%씩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1백85.2%에서 40.1%로 크게 낮아졌다. 코오롱건설은 매출액(9천9백70억원)이 전년보다 42.8% 늘고 순이익(1백50억원)은 10배 이상이나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대우건설 한라건설 풍림산업 등은 대표적인 턴 어라운드형 기업들로 평가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큰 폭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사옥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1천5백억원에 달했던 금융비용이 올해는 6백억원대로 줄고 부채비율도 1백60%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현대와 대우건설은 구조조정과 출자전환 등으로 재무구조가 견실해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천7백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를 지속했지만 손실규모는 전년보다 74.1%나 줄었다. 앞선 기술력으로 SOC 사업의 수혜가 예상돼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구조조정과 출자전환을 통해 '클린 컴퍼니'로 거듭났다는 평을 듣는다. 늦어도 올 3.4분기 안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할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한라건설은 부도 충격에서 벗어나 지난해말로 흑자전환을 이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풍림산업은 작년 매출(7천5백억원)이 7.3% 가량 늘었다. 지난 97년말 5천억원에 달하던 차입금이 2000년말 3천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작년말에는 2천4백억원대로 감소했다. 투자 포인트 =재무구조가 좋아져 유동성 위기의 위험이 없고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건설업체의 주가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 공사 발주가 대부분 이뤄지는 올 상반기 안에 주가 상승 모멘텀(계기)도 형성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증권 허문욱 선임연구원은 "정부 발주 공사가 상반기에 85% 이상 조기 발주될 방침인 만큼 하반기보다는 상반기에 건설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건설 경기의 중요한 선행지표인 수주액이 작년 8월 바닥을 찍고 9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토목공사에 강점이 있는 업체와 턴 어라운드된 기업에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건설업체 중에서도 구조조정이 잘된 업체와 정부가 발주한 SOC 민자사업을 많이 수주한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