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전쟁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는 미국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상호관세가 시행되고 다른 국가들이 보복관세로 맞서면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1%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나라가 보복하지 않더라도 PCE 지수 상승률은 1.7%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일대는 “미국 가구당 평균 2700~3400달러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도 관세 등으로 무역비용이 10%포인트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이미 상호관세와 별도로 부과된 수입 자동차 관세 여파로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은 오름세를 타고 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이번 수입차·부품 관세로 미국의 평균 신차 가격이 대당 6250달러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수입차 가격이 대당 5000~1만5000달러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미국의 소비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7.0으로 2022년 11월 이후 2년4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댄 노스 알리안츠트레이드노스아메리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소비자들은 소비 의지도, 능력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에 달한다. 소비 부진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뉴욕=박신영 특파원
원·달러 환율이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영향으로 온종일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장 막판 소폭 상승했다.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 원·엔 환율은 엔화 강세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40전 오른 146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개장 직후 1472원50전까지 수직 상승했으나 달러 약세 영향 등으로 방향을 바꾼 후 점심시간 직후엔 1464원30전까지 떨어졌다. 장 후반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장 초반 환율 상승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따른 위험 회피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이 다시 내림세로 바뀐 건 관세정책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 지수는 이날 종일 약세였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상호관세는 세계 경제에 악재지만 미국 경제에도 악재”라며 “아직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관측 또한 시장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리자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2.25엔 하락한 147.02엔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각 원·엔 환율은 100엔당 996원33전으로 18원56전 급등했다. 2023년 4월 27일(1000원71전) 후 최고치다.원·달러 환율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관련 후속 조치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내용은 ‘워스트 시나리오’인데도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의 상호관세율을 25%로 제시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9일 최종 부과까지 협상 시한이 남았지만 미국이 이제 와서 한국 관세만 ‘제로(0)%’로 낮춰주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정부가 서둘러 대미 협상에 나서 조금이라도 관세율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한·미 FTA 이후 새로운 국제무역 질서를 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껍데기만 남은 한·미 FTA3일 통상당국 고위 관계자는 한국에 부과된 25% 상호관세율과 관련해 “미국이 그동안 가장 강조한 건 무역적자 해소였고, 여러 시나리오 중 단순히 무역적자에 기반해 가장 강경한 관세를 매긴 것”이라고 평가했다.한국에 높은 수준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관세 철폐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한·미 FTA는 껍데기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은 FTA 체결국 중 유독 한국에만 가장 높은 관세율을 적용했다. 호주 칠레 콜롬비아 싱가포르 등 11개국은 기본 관세율인 10%를 적용받았다. 이스라엘(17%), 니카라과(18%), 요르단(20%)은 기본 관세율보다 높았지만 한국보다는 낮았다.정부 관계자는 다만 “한·미 FTA에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서비스 시장 개방,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ISDS) 제도 등 포괄적인 합의를 담고 있어 FTA 틀이 완전히 깨졌다곤 할 수 없다”고 했다.◇경쟁국보다 유리한 결과 끌어내야이번 상호관세는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한국에 더 치명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경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