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악의 축'발언 이후 심화되고 있는 북·미 갈등이 오는 20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이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측과 본격 물밑 접촉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 고위관리들의 대북 압박 발언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의 움직임=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했던 양성철 주미 대사는 미 백악관·국무부 등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체류 일정을 앞당겨 7일 워싱턴으로 급히 떠났다. 양 대사는 '북한 핵 미사일 문제는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반드시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메시지를 미국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홍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 대사를 만나 "부시 대통령 방한이 굳건한 한·미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과의 평화적인 해결을 희망하는 우리측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허바드 대사는 '대북 포용정책과 햇볕정책의 지지'를 거듭 표명한다는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의 서한을 전달했다. ◇미국의 대북 공세=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은 6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북한은 아직도 적화통일 목표를 버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2015년 무렵 북한의 대륙간탄도 미사일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데니스 블레어 미 태평양군사령관은 7일 한·미협회(회장 구평회)초청으로 서울에서 열린 조찬 강연에서 "북한은 미사일 확산이나 마약거래 등에 개입함으로써 세계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되는 국가"라고 규정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