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하락세를 띠던 환율이 장 막판 반전하며 사흘 내리 상승했다. 4일 환율은 달러/엔 환율의 조정으로 장 초반 1,310원을 위협했다가 차츰 낙폭을 축소하면서 강보합권으로 몸을 옮겼다. 지난주 급등락을 거친 탓에 이날 거래는 극히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진행됐다. 지난주 말 하락조정을 보인 달러/엔 환율의 장중 상승이 달러/원의 반등흐름에 영향을 가했다. 물량 공급은 많지 않았으며 1,310원 지지심리가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 커버를 적극 유도했다. 뚜렷한 모멘텀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설날을 앞둔 네고물량 공급 여부도 다소 불투명해진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0.20원 높은 1,317.80원에 마감했다. ◆ 방향성 없는 박스권 장세 연장 = 달러/엔 환율을 비롯한 재료나 수급 상황에서 방향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쉽게 어느 한쪽으로 갈만한 모멘텀이 없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결국 달러되사기(숏커버)로 인해 장세가 뒤집어졌다"며 "내일은 1,310원에 대한 지지력은 어느 정도 확보된 것 같고 달러/엔의 등락여부에 따라 1,320∼1,325원까지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예상했던 업체 네고물량이 나오지 않는 반면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숏커버를 유발했다"며 "방향성은 좀처럼 찾기 힘들고 모멘텀도 드러나지 않아 거래가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밤새 달러/엔을 기준으로 개장가를 형성한 뒤 장중 순간적인 수급과 주식시장, 달러/엔 동향 등이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설전 기업들도 원화자금을 많이 마련한 상태라 네고물량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 달러/엔 장중 반등 = 지난주 말 뉴욕에서 엔화가치 하락속도에 대한 우려감이 거듭 표명되면서 133.01엔까지 하락했던 달러/엔은 이날 소폭 반등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 개장초 반등이 제한되면서 132.80엔대까지 내려섰으나 오후 들어 특별한 변수가 눈에 띠지 않고 있음에도 달러강세에 대한 기대감과 하락세를 거듭한 닛케이지수로 인해 133.40엔대로 올랐다. 달러/엔은 오후 4시 48분 현재 133.37엔을 기록중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공장주문 등 이번주 미국 경제지표의 호전이 예상됨에 따라 달러/엔이 반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65억원, 3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사흘째 주식순매수를 이었으나 환율과 무관한 흐름이었다. 지난 1일의 순매수분 1,396억원 중 일부가 다음날 시장에 공급돼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4.60원 낮은 1,313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다음 거래가 1,314.50원에 체결된 뒤 조금씩 흘러내리며 10시 7분경 이날 저점인 1,310.3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저가매수 등으로 반등한 환율은 일시적으로 1,312원선, 1,310원선을 거닌 외에 대체로 1,311원선을 주무대로 하며 1,311.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311.7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311∼1,312원을 횡보하다가 달러/엔 상승을 따라 2시 29분경 1,316.2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추격매수세가 주춤하면서 1,314∼1,315원을 횡보하던 환율은 3시 30분이후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낙폭을 계속 줄여 4시 20분경 이날 고점인 1,318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점은 1,318원, 저점은 1,310.30원으로 장중 7.70원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1,58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9,2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3,000만달러, 1억4,010만달러가 거래됐다. 5일 기준환율은 1,313.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