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3년물 금리가 수급 개선과 주가 조정 속에 나흘째 하락, 열흘만에 5%대로 떨어졌다. 국내외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나 금리에 반영됐고 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점이 수급개선과 주가조정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시장에서는 2월중 국채 공급물량 축소 등으로 수급이 개선되고 국내 주가가 기간조정이 길어진다면 하락속도는 둔화되더라도 단기적으로 5.9%선을 하향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8%포인트 하락한 5.95%를 기록, 2l일 이래 다시 5%대를 밟았다. 미국의 경제 지표 호전과 국내외 주가 강세로 상승세로 출발한 뒤 6.05%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주가가 장중 급락세로 돌아서자 하락 반전했다. 주가 약세 외에 수출이 예상만큼 좋아지지 않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진 것도 금리 하락을 도왔다. 5년 만기물 수익률은 6.67%로 전날보다 0.09%포인트 하락했다. 전날에 이어 국고채 2001-9호, 2001-10호, 외평채 2002-1호 등 비지표물 거래가 비교적 활발했다. 회사채 수익률 역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AA- 등급 및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각각 0.07%포인트, 0.08%포인트 내린 6.90%, 11.04%로 마쳤다. 국채 선물 3월물은 103.96으로 0.31포인트 상승, 나흘째 올랐다. 장중 한때 104선을 뚫고 올라가기도 했다. 거래량은 6만5,903계약이었다. 은행이 4,093계약을 순매도한 반면 투신사는 1,941계약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외국인도 각각 383계약, 783계약 매수 우위를 보였다. ◆ 경제호전 내성 확보, 경기악재에 민감 =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동결 이후 경제지표 호전에 따른 금리 민감도는 많이 줄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수급여건이 호전되고 주가가 조정과정에 들어선 것에 주목하며 경기회복보다는 회복속도 둔화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들어 미국에서 내구재 주문, 소비자신뢰지수, 국내총생산(GDP), 개인소득 등 경제지표가 크게 호전됐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동결에 따라 미국 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국내 채권 금리는 나흘째 하락, 미국의 경기호전이나 국채금리 상승과는 반대로 움직였다. 경기회복 전망으로 인한 금리상승 부담은 많이 사라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경제회복 기대가 채권금리에 반영됐다며 향후 발표될 국내외 경제지표가 더 호전되더러도 영향력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예상을 깨고 나빠진 것으로 나올 경우 금리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국내 1월 수출감소율이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자 금리가 급락하는 모습에서 시장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1월중 수출은 영업일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보다 8.9% 줄어드는 데 그쳐 수출 회복세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매수세를 불렀다. ◆ 수급 개선, 주가조정에 따른 하락압력 예상 = 주가 조정에 따른 영향도 금리 하락을 빚어내고 있다. 오전중 종합주가지수 10포인트 이상 급등했을 때 금리 상승폭은 0.02%포인트에 불과한 데 반해 오후들어 5포인트 남짓 하락하자 금리 하락폭은 0.08%에 달했다. 주가는 조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금리를 하락세를 조장할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3년물 금리는 연중 저점을 뚫고 5.8%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채권시장 내에 수급호전 기대감이 일고 있어 내부적으로 하락 압력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월 들어 국채 발행물량은 전달보다 1조3,000억원어치 줄어든다. 한국은행은 이날 통안채 창구판매를 실시하지 않는 등 설 자금 수요를 고려해 융통성있게 자금을 운용할 계획이다. 2월 한달 통안채 만기 예정액은 전달보다 5,292억원 많은 6조2,75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2년물의 비중이 지난 1월 10%에서 2월에는 24%로 증가했다. 2년물 차환 발행이 이뤄질 경우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나 한국은행은 이를 감안,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미국에서는 제조업 공급관리기구(ISM)지수와 건설지출이 발표된다. 다음 주에는 공급관리기구(ISM) 비제조업지수, 공장주문, 생산성, 도매 재고 등이 잇따라 발표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