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인물의 전기 가운데 가장 극적이고 감동적인 책.'뷰티풀 마인드'(실비아 네이사 지음,신현용 외 옮김,승산,1만8천원)가 고급 하드커버 장정으로 재출간됐다. 27쪽짜리 '내시 균형' 논문으로 1백50년 동안 지속돼온 경제학 이론을 뒤집고 신경제학의 지평을 열었던 천재 수학자 존 내시.너무나 뛰어났기에 신의 저주를 불렀을까. 30년간의 정신분열증을 이겨내고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그의 일생은 그야말로 드라마 자체였다. 그는 정말 '숫자를 다루는 일에는 신이 부럽지 않을 만큼 능란했으나 인간관계의 함수를 파악하는 데는 갓난아기처럼 서툴렀던 사나이'였다. 다른 사람들이 강의실에서 공부에 몰두하고 있을 때 비둘기가 몇번이나 머리를 조아리나를 셌고,최고 지성의 산실인 프린스턴대를 배회하는 유령으로 불리며 스스로의 영혼과 싸웠던 게임이론의 선구자. 괴팍하기 짝이 없는 천재의 손발이 되어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아내의 사랑과 고향 들판에 무성하게 자라던 하늘빛 치커리의 자양분,'미쳤다'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로 날아가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은 노벨상 담당자…. 정신분열이라는 영혼의 암을 이기고 생의 빛과 그림자를 온몸으로 관통한 그의 '아름다운 정신'이 어떤 소설보다 극적으로 전개된다. 올해 골든글로브 4개 부문상을 휩쓴 러셀 크로 주연의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원작.영화는 국내에서 오는 22일 개봉될 예정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