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제32차 연례총회가 뉴욕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31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개막돼 ''불안정한 시대의 리더십:공유하는 미래를 위한 비전''이란 주제로 닷새간의 회의 및 토론 일정에 들어갔다. 회의장에 일반인은 물론 기자의 접근 까지도 완전히 통제된 가운데 개막된 이번총회는 9.11 테러를 당한 뉴욕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스위스의 스키휴양지 다보스 이외의 지역에서는 WEF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고급 국제사교장''이라는 얘기를 듣는 이 회의에 올해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와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등 전.현직 국가수반을 비롯한 정치지도자와 재계, 학계, 종교계 지도자 및 취재진 등 약 3천명이 참석했다고 WEF측은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계기로 문명충돌, 종교충돌 등의 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회의 사상 처음으로 주요 종교 지도자 43명이 초청됐다. 잇따라 테러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중동지역에서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나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이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제56차 유엔총회 의장을 맡고 있는 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민석 의원(민주),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 조석래 효성회장, 이덕훈 한빛은행장,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승수 장관은 2월1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함께 ''안정된 세계를 위한 연대구축:누가 부담을 공유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주토론자로 참석한다. 닷새간의 총회기간 중 참가자들은 ▲지속적 경제성장의 회복 ▲안보의 확립 ▲기업의 도전 ▲빈곤의 퇴치와 형평성의 확립 ▲가치의 공유 및 이견의 조화 ▲경제지도자의 역할 재정립 등 여섯개의 소주제를 중심으로 300개의 분임토의를 갖는다. 회의장인 월도프 아스트로리아 호텔에는 극히 일부 장기투숙자와 오래전 예정된결혼식 행사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참석자 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으며 이 호텔주변은 이중, 삼중으로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채 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반세계화 시위대들이 평화적인 시위를 벌일 계획임을 밝힌 가운데 뉴욕 경찰은 시위대의 조그만 불법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회의기간 중 맨해튼 중심가 상공의 항공기 비행은 완전 금지된다. 한편 WEF의 뉴욕회의가 열린 시점에 브라질의 남부 항구도시 포르투 알레그레에서는 다보스포럼에 맞서는 반세계화운동인 세계사회포럼이 같은 일정으로 개최됐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