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개복동 윤락가 화재의 희생자가 늘어난 것은 주인 이모(39)씨가 설 대목을 보기 위해 수일전 다수 종업원들을 외지에서 새로 데려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근 업소 종업원들에 따르면 불이 난 ''대가''에서 근무하던 여종업원들은 평소에는 3-4명에 불과했으나 이씨가 설 대목에 수입을 늘릴 속셈으로 화재발생 1주일전외지에서 10여명의 종업원을 데려왔다는 것이다. 20여개의 업소가 성업중인 개복동 일대는 설이나 추석 대목에는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장사가 잘돼 이 곳의 다른 업소들도 명절을 앞두고는 외지 여성들을 대거고용해 목돈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씨가 최근 중간 소개업자를 통해 외지에서 데려온 여성 가운데 9명이 제주도 출신으로 파악됐으며 이번 참사로 죽거나 다친 여종업원 14명 가운데 5명의 주소지가 제주여서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선금 명목으로 3천만-4천만원을 주겠다는 이씨의 유혹에 끌려 군산 유흥가까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곳에 온 여종업원들은 손님이 적어 수일째 수입이 신통치 않자 이씨에게 불만을 표출했고 일부 종업원은 다른 업소를 소개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종업원들의 동요가 있었던 것으로 인근 주민들은 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씨는 지배인 김모(24.사망)씨에게 사고 전날 휴업을 하고 회식자리를 만들어 술렁이던 종업원들을 달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날 저녁부터 사고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신 여종업원들은 불이 났지만 술과 잠에서 덜 깨어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종적을 감춘 술집 소유주 이씨가 검거돼야 참사의 진상이 드러나겠지만 사망자대다수가 질식사한 점으로 미뤄 회식날 늦게까지 마신 술이 사고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군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limche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