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주식 옵션시장이 28일 개장됨에 따라 한국도 제도상 선진 증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실물주식 보유에 대한 위험 헤지를 목적으로 출발한 이 시장이 본래 기능을 다하게 되면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투기를 부추기는 역기능 또한 적지 않은 만큼 유의해야 일도 적지 않다. 지난해 10월 홍콩 증권거래소가 기습적으로 한국주식에 대한 선물·옵션시장을 개설, 선수를 치고 나오자 서둘러 도입한 제도인 만큼 역기능 방지에 충분한 대비가 돼 있는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숙제는 투기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개별주식 옵션은 소규모 자금으로 큰 거래가 가능하고 가격 변동성이 커 투기적 거래를 자극시킬 소지가 농후하다.어느정도의 투기는 어쩔 수 없다지만 ''대박''을 좇는 일반인이 무분별하게 투기적 거래에 나서게 되면 수많은 실패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투기적 거래가 판치면 파생상품이 현물주가를 왜곡시키는 일마저 벌어지게 된다. 증권당국과 증권사는 투자자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 옵션시장이 혼탁한 투기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수에 의한 시장지배도 증권당국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현금이 아닌 현물주식 결제 방식을 쓰는 까닭에 현물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일수록 다양한 전략과 공격적인 매매가 가능하다. 보유주식이 압도적으로 많은 외국인은 주식 옵션시장에서 단연 우월적 지위에 있다. 이미 현물과 선물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그들이 급격하게 자금을 유출입시킬 경우 나타날 혼란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증권거래소는 1인당 포지션한도를 정해서 특정인의 가격조작을 방지한다지만 몇몇이 힘을 합치면 이 조항이 무력화되므로 담합 예방과 적발은 특히 긴요하다. 거래자금 편중이 몰고올 부작용도 예상되는 일이다. 미국의 예를 보면 주가지수 옵션보다 개별주식 옵션시장에 큰 돈이 몰려 있고,옵션이 해당주식의 수요를 늘리는 경향이 있었다. 시가총액 비중이 이미 48.6%에 이르는 삼성전자 등 7개 옵션종목에 거래가 편중된다면 나머지 종목의 상대적 위축은 불가피해진다.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옵션시장의 지나친 과열을 방지하는 것은 그런 부작용을 줄이는 한 방편이 될 것이다. 개장 첫날의 부진한 거래에서 보듯 이제 걸음마 단계며 덩치가 커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부작용은 먼 훗날의 일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예상되는 역기능은 미리미리 차단하는 것이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