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경제 종식과 함께 5년 만에 다시 재정적자 시대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미국 장기금리는 물론 국제 장기금리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미국 재정적자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문제다. ◇흑자에서 적자로=백악관은 2002회계연도(2001년 10월~2002년 9월)에 1천60억달러의 적자예산을 편성했다고 23일 밝혔다. 2003회계연도에도 8백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신경제에 힘입어 1998년 30년 만에 처음으로 재정흑자를 달성했다. 그후 작년(2천1백71억달러)까지 4년 연속 흑자를 기록,쌍둥이 적자국(무역과 재정)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최근 세입이 격감하고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 감세로 재정수지가 흑자에서 적자로 반전되고 말았다. 더욱이 예상치 못한 반(反)테러전쟁 비용까지 가세,적자폭은 더욱 커졌다. 백악관은 2004년에는 재정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의회예산국은 오는 2011년까지 10년간의 누적흑자 예상치를 3조4천억달러(작년 8월 전망)에서 1조6천억달러로 낮춰 잡았다. ◇미국 재정적자의 파장=미국 장기금리가 올라간다. 미국정부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재무부 채권)를 더 많이 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채발행액이 늘어나면 국채가격이 떨어지고 가격과 거꾸로 움직이는 수익률(금리)은 올라가게 된다. 당장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의 연 4.92%에서 5.04%로 올라갔다.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회사채금리와 주택담보 대출금리도 상승,기업과 가계의 금융부담이 늘어난다. 이와 함께 국제 장기금리도 높아져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자본조달 비용도 불어난다. 국제 장기금리의 기준이 미국 국채금리인 까닭이다. 세계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금리가 급등하면 경기회복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 이정훈 기자.워싱턴=고광철 특파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