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의 분신인 아바타가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채팅 사이트 등에서 큰 인기를 끌어던 아바타가 최근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선보이고 있다. 전에는 부동자세의 아바타에 현란한 치장을 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요즘엔 "눈밭에 나선 아바타","윙크하는 아바타" 등 움직이는 아바타도 등장했고 배경화면도 다채롭게 꾸밀 수 있게 됐다. 아바타도 개성시대=네티즌들의 자기표현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아바타 서비스는 최근 애니메이션 효과를 도입,재미 요소를 한층 강화하는 추세다. 단순히 캐릭터에 옷을 갈아입히는 인형놀이 차원을 넘어 분위기나 취향,그때그때의 기분에 어울리도록 아바타를 꾸미려는 네티즌들의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아직 아바타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또 프리챌 MSN 하늘사랑 등 서비스 업체에 따라 아바타의 진화 정도가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대체로 그때그때의 상황이나 기분에 맞춰 아바타가 팔을 움직이거나 윙크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의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표정을 바꿀 수도 있다. 아바타가 생활하는 공간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배경화면을 바꿔가며 거실 침실 강 계곡 등으로 아바타와 함께 나들이를 갈 수도 있다. 요즘에는 겨울 분위기를 반영,스키를 타는 아바타나 펑펑 쏟아지는 눈밭에 서 있는 아바타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꾸미기만 하면 된다. 계절적 요소 뿐 아니라 연예인이나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아바타 아이템도 즐비하다.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의 소품이나 헤어스타일은 물론 트렌스젠더 등 사회풍조와 관련된 아이템으로 아바타를 꾸미는 네티즌들도 많다. 하늘사랑의 나종민 사장은 "개성을 추구하는 네티즌들의 욕구 때문에 조만간 사람처럼 울고 웃고 말하는 아바타가 일반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마케팅 전사로 뜬다=아바타가 진화하면서 쓰임새도 다양해지고 있다. 개인의 표현수단을 뛰어넘어 기업이나 상품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프리챌 세이클럽 등 아바타 서비스 업체들은 영화 의류 화장품 등의 마케팅에 아바타를 활용하고 있다. 프리챌은 최근 영화 "조폭마누라"와 일본 애니메이션영화 "토토르"등에 아바타마케팅을 시도,호평을 받았다. 또 남성화장품 딘클라우디는 가수 원빈이 산타복 차림으로 TV광고에 출연한 컨셉에 맞게 산타복을 입은 아바타를 만들어 회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아바타를 핵심 서비스와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프리챌의 경우 쪽지 채팅 등의 서비스에 아바타를 유기적으로 연계할 예정이다. 라이코스코리아는 최근 연예마케팅업체 아이스타네트워크와 제휴,스타마케팅을 준비중이다. 스타의 캐틱터와 아이템을 팔아 수익을 올리고 스타들의 신곡 등을 알리는 수단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바타를 휴대폰에 내려받게 해주는 서비스도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다. 자신의 아바타를 컵 쿠션 시계 티셔츠 등에 인쇄해주는 서비스도 곧 등장할 예정이다. 사이버상의 아바타가 오프라인의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잡는 날이 멀지 않은 셈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