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1일자) 은행 신용등급 오르긴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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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상향조정됐거나 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는 해외투자자들이 5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당기순익을 낸 지난해 영업실적과 함께 그동안의 구조조정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인 만큼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은행 신용등급이 올라감에 따라 당장 국내은행의 해외차입 여건이 개선될 것은 물론이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민영화작업 또한 가속화될 것이며,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신뢰도 향상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는 부실여신 감축과 한국경제의 거시지표 회복 등을 근거로 국민은행의 장기외화채무 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기업은행은 ''BBB-에서 BBB''로,외환은행은 ''B+''에서 ''BB-''로 각각 올렸다.
그리고 국민은행의 장기신용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다른 은행의 경우에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각각 한등급씩 상향 조정했다.
또다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비슷한 이유로 올 상반기중 국내은행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적극 검토중이라니 든든한 느낌이다.
그러나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만만치 않은 만큼 상황을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
우선 신용등급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겨우 투기등급을 벗어났을뿐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은 여전히 바닥 수준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투자적격 등급중 꼴찌에서 두번째에 불과하며 외환위기전 22개 신용등급 가운데 네번째인 AA-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S&P사도 지적했지만 외환은행의 경우 하이닉스반도체를 원만히 처리할 수 있을지 아직은 불확실하며,국민은행도 과연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거둘수 있을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또한가지 지적할 점은 국내은행들의 수익기반이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기록한 막대한 이익도 저금리 기조에 따른 예대마진 확대에 힘입은 바 크며,대대적인 부실정리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잠재적인 부실요인이 적지 않다.
그리고 국내은행들이 앞다퉈 기업금융을 회피하고 소매금융에만 치중하고 있는데 이는 중장기적으로 은행 영업기반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소지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 다양한 수익원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모건스탠리 등 외국투자은행들이 지적한 주택담보대출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후유증 발생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