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주식 시장 강세로 상승세로 돌아서 마감했다. 그동안 금리와 주가의 연동성이 느슨해졌지만 사흘 이상 계속된 채권시장 강세로 경계감이 커진 상태에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세계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4%대 성장이 가능하며 더 좋아진다면 잠재성장률 수준인 5%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심리적 악재로 작용했다. 14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6.06%로 마감했다. 5년 만기는 6.90%로, 0.08%포인트 올랐다. 지난 주 금요리 앨런 그린스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미국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혀 미국 채권 금리가 하락한 데 따라 이날 3년 만기물 수익률은 5.93%로 갭다운돼 출발했다. 오전중 주식시장도 약세를 보였고 오후에 실시되는 국고채 입찰에 대한 기대감도 커 매수세가 강했다. 그러나 정오께 반도체 값 급등으로 주식시장이 삼성전자 주도로 반등하자 투자 심리는 갑자기 냉각됐고, 그동안 꾸준히 매도로 일관해 왔던 일부 기관이 매물을 내놔 금리는 상승전환했다. 이날 실시된 국고채 입찰에 장기투자기관인 연금이 참여했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투자 심리를 되돌려 놓기는 역부족이었으며 장 후반으로 갈수록 금리 상승 폭은 점점 커졌다. 회사채 수익률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AA- 등급과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각각 0.05, 0.04포인트 오른 7.08%, 11.23%를 가리켰다. 국채 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0.26포인트 하락한 103.29를 기록했다. 개장초 104선을 뚫을 듯 가파르게 오르며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사흘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뒤 낙폭을 키췄다. 거래량은 8만6,579계약이었다. ◆ 방향없는 단기 등락 이어질 듯 = 시장 관계자들은 앞으로 주가 등의 영향을 받겠지만 단기적으로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신탁증권의 신동준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연말 경기 회복론 때문에 금리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주가가 더 오르더라도 3년물 금리가 6.20∼6.30% 이상으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실시된 국고채 입찰은 우려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강하게 이뤄져 다음날 투자 심리 회복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할 전망이다. 국고채 5년 만기물 입찰에서 예정물량 7,600억원 전액이 시중 금리 연 6.90%에 낙찰됐다. 응찰 물량은 입찰 예정 물량의 3배가 넘는 2조5,150억원에 달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