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빨간색이 50% 이상 들어간 간판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빛은행이 간판 교체 작업에 나섰다. 대형 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이며 다른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회사 간판에서 붉은색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어 로고 개정이 불가피하다"며 "사명 변경을 포함해 대대적인 CI(회사이미지통합) 개정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서울 광주 전북 경북 등은 ''붉은색이나 검은색이 간판 면적의 50%를 초과해선 안된다''는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6차로 이상 도로변이나 고궁지역에서 이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원칙적으로 신규 간판은 조례대로 제작해야 하며 기존 간판은 3년에 한번 교체할 때마다 새로 부착허가를 받아야 한다. 각 구청 광고물관리심의위원회가 사안별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빛은행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붉은색 간판을 써온 SK LG 등 대기업과 수백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KFC 맥도날드 등 다국적 외식업체들은 간판 교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외국계 기업과 업계에선 "세계 각지에서 사용되는 로고를 유독 한국에서만 바꿔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 등 지자체들은 보스턴 파리 교토 등 외국에선 훨씬 더 엄격하게 간판을 규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