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간의 하락 조정에 종지부를 찍고 상승세를 탔다. 달러/엔 환율이 오전장 막판 132엔을 넘어서는 급등세를 타자 이에 동행했다. 그러나 달러/원은 외국인 주식자금 등의 공급 우위 장세가 두드러진 탓에 상승 속도면에서는 뒤처진 모습을 띠었다. 엔/원 환율은 이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며 100엔당 991원선까지 내려서 99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다다랐다. 정부가 어느 정도선까지 용인할 것인지에 시장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정부도 최근 공급 우위의 수급상황이나 일본과의 펀더멘털 차별성 등을 감안, 섣부른 개입은 자제하고 있으며 시장 참가자들도 원-엔 ''10대1''에 대한 미련은 점차 버리고 있다. 오전장 후반 엔/원 수준을 고려한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의 발언도 나왔다. 오후에는 달러/원의 132엔대에서 추가 상승 여부가 관건이지만 물량 부담이 급등을 제한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8.50원 오른 1,310.50원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은 사흘째 하락하며 1,306.50/1,307.50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7원이나 오른 1,309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08∼1,309.50원에서 서성인 뒤 달러/엔의 급등을 좇아 9시 56분경 1,311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달러/엔 반락과 물량 공급으로 조금씩 레벨을 낮춘 환율은 11시 7분경 1,306.5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후 환율은 1,306∼1,307원선에서 수급 공방을 펼치다가 김용덕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의 발언을 계기로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나왔으며 장 막판 달러/엔이 132엔을 수직돌파하는 급등세를 타면서 11시 59분경 1,310.60원까지 올랐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에 연동된 흐름을 띠고 있지만 공급우위를 반영하고 있다"며 "달러/엔의 급등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지만 상승속도는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 거래를 1,307∼1,312원 범위로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연초 외국인 주식자금이 계속 부담이 되고 있다"며 "엔/원 부담감도 만만치 않아 아래쪽으로 밀고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최근 사흘간의 하락 조정을 끊고 급등세를 보이며 132엔을 뚫고 올라섰다. 밤새 뉴욕에서 131.06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일본 정부의 엔 약세 유도발언이 재개되면서 강한 상승세를 탔으며 낮 12시 2분 현재 132.19엔을 가리키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동안 주변국의 눈치를 살피며 엔 약세에 대한 발언을 삼갔으나 이날 펀더멘털 반영론을 재차 들먹였다. 엔/원 환율은 한때 990원선을 경험하는 등 원화와 엔화간의 괴리감을 넓히고 있다. 정부도 국책은행 매수세를 통해 급락은 막고 있으나 공급 우위의 시장 상황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 주식자금을 비롯, 업체 네고물량,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 등이 환율 오름폭을 축소시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자금 출회설도 나왔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2분 현재 거래소에서 521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전날까지 올 들어 나흘 연속 1,000억원 이상의 순매수행진을 거듭하던 외국인은 이날 방향을 바꿨으나 지난 4일이후 축적된 주식자금이 달러공급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