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7:36
수정2006.04.02 07:38
[ Business Week 본사 독점전재 ]
미국경제를 비롯한 세계경제는 9·11테러 참사,세계 경기둔화 등으로 인해 참으로 어렵고 힘든 지난 한 해를 보냈다.
2002년과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경제학자들은 단기적인 경제상황 예측을 잘 하지 못하지만 여러 징후들을 고려해 볼 때 세계경제 전망은 밝아 보인다.
9·11테러 참사로 인한 미국경제의 후유증은 크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이 이끄는 '테러와의 전쟁'의 급속한 성공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지역의 사기도 크게 진작시켰다.
테러로 인해 숨진 희생자 가족들의 고통은 엄청난 것이고 결코 잊혀질 수 없다.
또 가치있는 자산이 많이 파괴됐다.
그러나 미국의 물적 자원에 비하면 극히 작은 부분이다.
앞으로 1년 동안 좀더 빠른 속도로 항공기와 장비 부문에 투자가 이뤄진다면 테러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다.
다행히도 경제성장의 주엔진인 미국인들의 지식과 학문은 거의 손상되지 않았다.
미국경제는 1990년대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기관차였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유럽과 아시아 등 전세계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2년 이후의 세계 경제상황도 미국경제가 경기침체로부터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에 달려있다.
다행히도 앨런 그린스펀이 이끄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신속하게 금리를 인하하고 통화공급과 유동성을 늘려 왔다.
이같은 조치들은 기업가정신 인력자본 등 미국경제의 내재적인 힘과 맞물려 2002년에 미국의 경기침체를 끝낼 것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경기침체가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제조업생산은 최근 1년 동안 감소세를 보였지만 그 영향은 과거보다 훨씬 작다.
제조업이 미국의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공업생산의 둔화세도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와 건설부문은 그런대로 유지돼 왔다.
실업률은 최근 급속히 증가했지만 여전히 6% 아래에 머물러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경제학자들이 6∼7% 정도의 실업률이 완전 고용수준이라고 여겼던 점을 고려해 볼 때 심각한 것은 아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10년 동안 미국경제가 1990년대 일본경제가 걸었던 장기불황의 길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침체에 빠지기 전 증시거품과 과잉투자의 문제를 겪었던 공통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교는 두 나라의 경제가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FRB는 금리인하와 통화공급 등 통화정책을 중앙은행보다 훨씬 빠르게 취했다.
게다가 일본 금융시스템은 몇몇 대형은행이 마이너스 순자산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근본적으로 불건전했지만 대부분의 미국 대형은행들과 금융회사들은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경제는 서비스와 건설부문에서 일본에 비해 훨씬 유연하고 개방적이다.
일본당국은 재정적인 부양책을 시행했지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고 국내총생산에 대한 공공채무 비율만 높여 놓았다.
단기적으로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있어 감세나 공공지출은 그다지 유용한 방법이 아니다.
2002년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에 새로운 경제성장을 가져올 것이다.
이를 방해할 수 있는 위험요인은 선진경제의 고착화된 약점이나 미래의 테러공격이 아니다.
위험은 잘못 시행되는 공공지출이나 감세조치에 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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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9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S 베커 시카고대 교수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31일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