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경영학과 동기로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던 부부가 2년 터울로 사법시험 관문까지 통과해 화제다. 주인공은 박성훈(30).심현지씨(30) 부부. 이들은 서울대 경영학과 91학번 동기로 대학 4학년 때인 1994년 CPA 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다. 함께 시험준비를 하면서 '눈이 맞아' 97년 결혼한 두 사람은 회계법인과 외국계 컨설팅사, 대형 로펌 등에서 근무하다가 남편 박씨가 먼저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내조를 통해 남편을 99년 41회 사시에 합격시킨 심씨도 사시에 도전, 올해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지난 6월 치러진 2차시험 때는 임신 2개월로 입덧을 하면서도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여성으로서 CPA 자격증을 가지고 사시에도 합격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은 첫 CPA 출신 법조인 부부가 됐다. 다음달 사법연수원을 31기로 수료하는 박씨는 검찰 지원자 가운데 1등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져 경사가 겹치게 됐다. 95년 코스모스 졸업생 중 경영학과를 수석졸업한 박씨는 서울대 법대 96학번에 편입, 대학원까지 진학했다. 심씨도 학부 재학 당시 영문학을 부전공한 뒤 경영학과 대학원에 진학했고 법대 98학번으로 편입했다. 심씨는 여학생이 드문 경영학과 재학 당시 아버지 심정수씨(56)와 함께 서울대 상대 동창인 점도 화제가 됐었다. 박씨는 "아내의 시험 준비기간 중 집안일은 좀 도와준 것 같은데 정작 시험공부에는 별 도움을 못 준것 같다"면서도 부인의 합격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