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을 받을 수 있는 주식 매입시한이 26일로 끝나고 27일부터 배당락 시세가 적용됨으로써 사실상 2002년 주식시장이 시작된다. 내년에는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큰 이견이 없다. 다만 경기회복이 과거와는 달리 상당히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고 주가흐름도 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의 조정 국면도 짧게는 1월 중순,길게는 2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조정국면에서 업종대표주 중심의 분할 매수를 권하고 있다. 기술주 아니면 내수관련주의 이분법적 투자전략에서 벗어나 자산배분을 적절히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변수 영향력 미미할 듯=전문가들은 최근의 엔저(低)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엔·달러 환율이 1백40엔 이상으로 단기간에 급격히 오르지 않는 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이라는 얘기다. 오히려 장동헌 SK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엔저에 동조화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일단락되고 다시 원화절상 추세가 시작되면 외국인의 주식 재매수 자금이 예상외로 많이 들어올 수 있다"며 "이미 엔·달러 및 원·달러 환율이 지나치게 오른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수 튜브투자자문 대표는 "아르헨티나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오히려 신흥시장 내 한국시장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이 팀장은 "미국 시장이 지난 6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까지처럼 다년간 횡보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대신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의 상대적인 소외가 해소될 조짐이어서 2월께 의미있는 상승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조정 지속=사실상 2002년 주식시장이 개막됐지만 보통의 연초 랠리나 1월 효과 등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는 분위기다. 최근 2∼3개월간의 단기 랠리 후 조정국면에 들어선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 조정을 수반한 기간 조정이 최소 1월 중순,넉넉 잡아서는 2월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보통의 1월 랠리는 외국인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주도된 측면이 강했다"며 "올해는 환율 불안 등으로 외국인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일정기간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1∼2월의 조정 국면에서는 개인투자자 주도의 장세 전개가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 이 팀장은 "올 연말 환매됐던 기관 자금이 1월 초부터 재집행되기 때문에 이같은 국내 기관의 환류자금이 조정국면에서 장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전략은=무엇보다 조정기의 투자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3개월 이상의 장기 투자자라면 시가총액 상위 업종 대표주를 분할 매집해 나가는 전략이 유망하다. 단기 투자자의 경우 테마별 순환매에 초점을 맞추되 개인 선호종목에 일차적으로 관심을 둘 만하다. 튜브투자자문 김 대표는 "조정기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는 종목이거나 시가총액 상위 업종 대표주 2∼3개를 분할 매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이 팀장은 "1∼2월 조정기간에는 가격메리트가 남아있는 저가 중소형주와 개인이 선호하는 증권 금융 건설주들이 순환하며 시세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