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비즈니스'로서의 축구 .. 金在範 <성균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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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축구는 비즈니스로서 그 상업적 측면이 두드러지고 있다.
산업으로서의 축구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유럽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고 그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영국의 경우 축구선수의 이적에 오고 가는 돈의 액수 및 선수의 연봉은 엄청나다.
우리와 경기를 할 포르투갈 국가대표선수인 피구가 작년 스페인의 양대 숙적인 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오고 간 이적료는 무려 3천7백만파운드(약 5백20억원)였다.
피구의 이적료는 올해 레알 마드리드가 프랑스의 천재 미드필더 지단을 스카우트하면서 이적료로 4천5백60만파운드(약 8백60억원)를 지불하기 전까지는 최고액을 기록했었다.
이러한 이적료는 몇년 전과 비교할 때 실로 엄청난 증가다.
유럽 축구산업에 대해 우리는 두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높은 이적료는 그 나라 축구 팬의 열성 정도와 비례한다.
유럽의 축구 5강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을 비교해 보자.
이들 중에서 가장 극성스러운 축구팬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축구팬들이다.
게임에 지는 날이면 선수들은 거의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
평소에도 수많은 팬들이 선수의 집 주변에 진을 치고 있어 사생활이란 거의 없다고 한다.
독일 축구팬들은 이들 국가의 팬들과 비교하면 점잖다.
그래서인지 독일에서 최고의 이적료는 5백만∼7백만파운드(약 1백억원)정도에 불과(?)하다.
축구팬의 열성이 약한 프랑스의 경우 국가대표급 에이스들은 대부분 이탈리아 영국 등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둘째는 높은 이적료를 지불하고도 이를 구단들이 감당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상업적 뒷받침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영국의 경우 이적료가 급상승한 것은 세계적 언론재벌인 머독이 운영하는 BSkyB가 거액을 지불하고 영국 1부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의 경기중계 독점권을 갖게 된 후부터다.
특히 올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고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면서 우수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었던 것도 pay per view 시스템(특정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일정액수를 지불해야 하는 시스템)의 도입과 무관하지 않다.
이 시스템이 과거에는 타이슨의 권투경기와 같은 일회성 이벤트 경기에만 해당되었으나,이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팀들은 그들이 벌이는 매 경기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축구연맹인 UEFA는 1999∼2000시즌부터 각국 토너먼트 컵 우승자들이 겨루는 위너스 컵을 폐지하고,대신 챔피언스 리그(각국에서 가장 성적이 우수한 팀들이 모여 진정한 유럽 챔피언 클럽을 뽑는 대회)의 참가 팀 수를 32개팀으로 늘리고,1차 예선 리그와 2차 예선 리그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사업적 수입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채택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우승팀인 바이에른 뮌헨의 경우 UEFA로부터 받은 3천만파운드 이외에도 기타 입장 수입과 스폰서 수입을 합친다면 챔피언스 리그를 통해서만 무려 4천만파운드(약 7백60억원)가 넘는 수입을 올렸다.
축구가 발전하려면 열심히 노력한 대가로 엄청난 수입이 보장돼야 한다.
우리 국민들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못했을 때 이들에게 돌을 던질 것이 아니라 이들을 격려하고,나아가 평소 축구에 관심을 가져 선수들이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국내 시장은 협소해 선수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유럽의 제도를 본받아 한·일 양국의 상위 4개팀씩 8개팀이 참여해 일국의 1,4위팀과 타국의 2,3위팀이 한조를 이루는 1차 리그를 통해 상위 4개팀을 선발, 홈 어웨이 방식의 준결승전을 거쳐 결승전을 중국에서 단판으로 치르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혹은 중국까지 참여시켜 우리나라와 일본의 상위 각 3개팀과 중국의 상위 2개팀이 참여하는 1차리그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은 끝이 아니라 한국축구, 나아가 아시아축구 도약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jbforum@sk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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