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에는 게임업계에 참으로 많은 사건이 일어났다. 수많은 타이틀의 신작 게임이 시판되면서 게임계 흐름에 여러 차례의 변화가 있었다. 춘추전국시대에 비교할 정도로 다양하고 수준높은 게임들이 출시된 2001년.그 중에서도 올해 게임계에 큰 획을 그은 작품들들을 짚어보며 게임시장의 한해를 정리해 보자. 2001년 최고의 게임 워낙 수준작이 많이 나온 해이기 때문에 "올해 최고의 게임"을 가리기는 무척 어렵다. 하지만 승자는 언제나 있다. "올해 최고의 게임"이라는 영예는 "문명 3"와 "리턴 투 캐슬울펜스타인"에게 돌리고 싶다. "문명 3"은 10년째 "전설적인 게임"으로 일컬어지는 문명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게임계의 천재 중 하나로 꼽히는 시드마이어의 작품으로 독특한 특성을 가진 문명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지구 최고의 문명으로 키우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자기 영토와 군사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문화의 영향력을 넓혀 다른 문명을 자기 지배력 안에 넣을 수 있다. 문명을 이루는 뼈대인 외교 기술개발 전쟁 정치 경제 문화를 잘 조절해 자신의 문명을 키워가다 보면 밤새는 줄 모르게 된다. 일인칭 게임의 시초인 "캐슬울펜스타인"의 후속작인 "리턴 투 캐슬울펜스타인" 또한 올해 출시된 가장 완성도 높은 게임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연합군 병사가 나치의 음모에 맞서 싸우는 얘기를 배경으로 해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그래픽과 시원한 액션을 제공한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나치의 그림자가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에 푹 빠져들게 한다. 여기에 팀플레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멀티플레이는 하루를 10분으로 느끼게 할 만큼 강렬한 경험을 선사한다. 게임계 최고의 이벤트 PC 게임에 관계된 이벤트는 아니지만 올해 게임계 최고의 이벤트라면 누구나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 출시를 꼽는다. 소니 닌텐도 세가 등 일본이 장악하고 있던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엑스박스 시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기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바로 그동안 가정용 게임기의 제왕의 자리를 지켜온 일본의 위치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엑스박스는 북미 출시 일주일도 못돼 초기물량 50만개가 매진되는 기록을 남겼다. 이로 인해 2002년에 타오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2"와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닌텐도 "게임큐브"의 치열한 경쟁에 게임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고의 라이센스 게임 소설 영화 혹은 만화 등에서 모티브를 따 만들어진 게임을 라이센스 게임이라고 한다. 일단 다른 매체를 통해 성공하면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가므로 유명한 작품들은 대게 게임으로 만들어지곤 한다. 2001년에 나온 최고의 라이센스 게임은 단연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꼽을 수 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음은 물론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게임플레이의 게임을 만들어냈다. 학교안을 뛰어다니고 점프로 장애물을 넘으며 마법으로 잠긴물을 열고 적을 물리치는 해리포터.소설에 나왔던 많은 마법은 물론이고 영화를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세팅이 인상적이다. 최고의 슬리퍼 힛 슬리퍼 힛(Sleeper Hit)은 아무도 모르게 살짝 출시된 후 갑자기 인기타이틀로 급부상하는 게임이다. 올해의 슬리퍼 힛 타이틀은 게임 개발사 크로팀의 "시리어스 샘"이다. 동유럽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에서 개발된 이 게임은 오직 "액션"만을 강조한 게임 플레이로 승부수를 던져 수준 미달의 스토리를 가진 게임보다 확실한 게임 플레이를 가진 게임이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일깨워줬다. 시리어스 샘의 출시는 단번에 전세계 액션팬들을 열광 시켰으며 지금까지도 "마약과 같은 액션게임"이라는 칭호를 듣고 있다. 2002년을 바라보며 2002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명작들이 출시될 전망이다. 실시간 액션 게임인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 3"가 출시 준비중이며 액션장르에서는 "둠 3"와 "듀크 누켐 포에버"가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국산 게임들은 올해에 이어 더욱 치열한 온라인 게임의 격돌이 예상된다. 현존하는 "뮤"는 물론 판타그램의 "샤이닝로어","라그나로크"등 3차원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게임의 경쟁이 기대된다. 더욱이 내년에는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2와 엑스박스의 수입도 예정돼 있어 PC게임 외에 게임기용 게임의 소용돌이가 한바탕 몰려올 것이다.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게임들이 출시되고 게임 이용자 층이 보다 더 넓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 이진오 게이밍그라운드편집장 jino@gground.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