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원 환율이 29개월중 가장 낮은 수준을 거듭 경신하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원 환율은 오후 1시 29분 현재 100엔당 1,007.26원을 기록중이다. 원화도 이날 오전중 소폭 약세를 보였으나 엔화가 오후 들어 가파르게 오름세를 띠자 엔/원 환율은 1,010원 밑으로 하락하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의 진전에 비해 원화는 강세를 보여오면서 전날 장중 일시적으로 1,010원 밑으로 내려서기도 한 끝에 1,011.19엔을 기록한 바 있다. 엔/원 환율은 오전장 초반만 해도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진념 부총리가 전날에 이어 엔 약세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한 데 따른 것이었다. 진념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힐튼호텔에서 가진 한국경제설명회에서 "내년에 철강, 자동차, 조선 등에서 무역마찰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이웃 국가들이 자국 이익을 위해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하면 세계경제에 아주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진 부총리는 또 이날 낮 예금보험공사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급격한 투기, 교란 조짐이 보이지 않는 이상 환율은 시장 수급에 맡길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은 '미세조정(smoothing operation)'에 그칠 것"이라고 말해 엔/원 환율에 개입할 의사가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일단 정부에서 엔/원 환율이 1,000원 아래로 밀리지 않도록 적당한 개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과의 수출경쟁력에 대한 부담감을 감안하리란 것에 근거한다. 엔/원은 지난 99년 7월까지 100엔당 1,000원 아래쪽을 맴돌았으며 이후 점차 상승하면서 지난 9월 24일경에는 1,120원선까지 치솟기도 했었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같은 시각 전날 뉴욕 마감가인 126.02엔에서 크게 오른 126.74엔을 가리키고 있다. 오전장 중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던 달러/엔은 일부 거래자들이 손절매수에 나서면서 1차 저항선인 126.80엔에 바짝 다가섰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