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째 하락세를 이으면서 출발한 뒤 1,272원선을 거닐고 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2억달러 이상으로 알려져 부담을 안겨주고 있으며 보유물량 처분을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락분위기는 완연하다.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등의 공급설도 심리적인 부담을 계속 안겨주고 있다. 다만 외국인 순매수와 반대방향인 증시나 엔화 약세의 추가 진전에 대한 우려 등과 함께 외인 순매도분의 역송금수요가 하락을 제한할 요인이다. 시장관계자들은 수급상황에 주시하면서 1,270원 지지여부를 테스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눈치보기 장세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15분 현재 전날보다 2.20원 내린 1,272.20원을 가리키고 있다. 역외선물환(NDF)시장 달러/원 환율이 활발한 거래움직임을 띤 가운데 이틀째 하락하며 1,278.50/1,279.50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 개장가는 전날보다 0.10원 낮은 1,274.30원에 형성됐다. 개장직후부터 내림세를 보인 환율은 9시 43분경 1,271.80원까지 내려선 뒤 추가 하락은 일단 막혔으며 1,282원선으로 올라 거래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6엔을 가리키고 있다. 밤새 뉴욕에서 달러/엔은 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한 투자자문회사의 발언으로 상승세를 타며 126.02엔에 마감했다. 그러나 이날 상승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126엔을 둘러싸고 공방이 펼쳐지고 있어 엔 약세에 기댄 달러매수세는 강하지 않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414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일의 순매도분 1,597억원 중 역송금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전날에 이어 이틀째 순매수를 보이고 있어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도 NDF정산관련 역내매물이 상당부분 있으며 보유물량 처분도 이어질 것"이라며 "1,270원이 깨지느냐 여부가 관건이나 일단 1,272원을 둘러싼 공방이 진행된 뒤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거래는 1,270∼1,275원을 일단 예상하고 있으나 일시적으로 1,260원대 진입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엔/원이 미묘한 문제이긴 한데 당국에서 당장 큰 여력이 없음을 감안하면 10대1 정도선만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일본 엔화 약세는 한일 양국이 아닌 세계적인 문제이며 이에 따른 제반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엔화 약세와 함께 미국의 강한 달러정책, 위안화 가치문제가 우리 경제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고 말했다. 현재 엔/원 환율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일부에서 일본과의 수출경쟁력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따라 정부의 복안이 있음을 시사한 것.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