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양조주와 증류주로 대별된다. 곡물이나 과일을 발효시켜 만든 맥주 청주 탁주 포도주 등이 양조주,알코올 함량이 낮은 양조주를 증류시켜 독하게 만든 게 증류주다. 곡물을 발효 증류 숙성시킨 것이 위스키,포도주를 증류해 묵힌 게 코냑으로 대표되는 브랜디다. 위스키는 원료에 따라 맥아만 사용한 몰트,옥수수로 만든 그레인,몰트와 그레인을 혼합한 블렌디드 위스키로 나뉘고 원액 숙성기간에 따라 8년이상이면 스탠더드, 12년이상이면 프리미엄,15년이상이면 슈퍼프리미엄급으로 불린다. 국내의 위스키 시장은 두가지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프리미엄급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3백75㎖와 7백50㎖짜리가 주류인 세계 시장과 달리 5백㎖짜리가 주종이라는 것이다. 5백㎖짜리가 유독 잘 팔리는 건 위스키 소비가 주로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이뤄지는 탓으로 분석된다. 한 사람이 취하는 데 필요한 양은 보통 2백50㎖여서 3명이 마시면 7백50㎖짜리 한병이면 되지만 5백㎖짜리로는 2병이 있어야 해 룸살롱 등에서 선호한다는 얘기다. 세계적인 양주회사들이 한국용으로 5백㎖짜리를 별도 생산하는 것도 이런 특성에 연유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BBC방송이 떠오르는 위스키시장으로 한국을 소개한데 이어 파이낸셜타임스가 한국내 위스키의 80%가 룸살롱 등에서 소비된다고 보도했다는 소식이다. 실제 IMF 직후인 98년 1천3백곳이던 서울의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가 올들어 2천4백여곳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위스키 판매량 역시 급증,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백만병이나 많은 4천6백만병이 팔렸고 연말이면 5천2백만병을 넘길 것이라고 한다. 수입도 2억달러에 달해 세계 5위의 위스키수입국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송년회와 함께 곳곳에서 위스키와 폭탄주 파티가 한창이다. 위스키의 어원인 라틴어 아쿠아비테(Aqua-vitae)의 뜻은 '생명의 물'이다. 적당히 마시면 '생명의 물'일 수 있는 위스키가 '죽음의 물'이 되지 않도록 할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