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名品] (1) 충북 영동 '난계국악기'..'한국소리 본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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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는 최근 충북 영동군의 난계국악기 등 전국 18개 향토 지식재산을 사상 최초로 '자치단체 경영수익 시범사업'으로 선정, 교부세 3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지역의 전통 문화유산 또는 고유 산물을 현대사회에 맞게 재창조한 유.무형의 자산인 향토지식재산은 해당 지역의 수입을 늘리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어 지방자치단체마다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첨병이 될 수 있는 우수 향토 지식재산을 행자부와 공동으로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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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군수 박완진.63)이 '국악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심천면 고당리에 조성돼 있는 국악타운이 바로 우리 고유 소리의 메카.
영·호남의 분기점으로 금강 상류인 양강의 맑은 물과 소백준령이 맞닿아 있는 영동군은 난계 박연 선생의 탄생지이자 감과 포도로 유명한 고장.
이같은 지역적 특성을 활용, 영동군은 1968년부터 난계국악축제를 매년 9월 말에서 10월초 개최해 왔다.
지난 9월22일부터 4일간 열린 제34회 축제에는 4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 △국악기 체험 프로그램 참여 △민속놀이 △전국 국악경연대회 등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 91년 5월에는 전국 최초로 군립 난계국악단을 창단한 뒤 지금까지 1백60여회에 걸쳐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쳐왔다.
군은 국악을 대중화하는 것은 물론 향토 지식재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 99년부터 하드웨어 보강에 나섰다.
지난해 난계 상표를 특허로 등록시킨 데 이어 장식용 북과 장구 등 6건에 대해 의장등록을 마쳤다.
지난해 9월에는 지자체 중 처음으로 난계 사당이 있는 고당리에 국악박물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인근에 난계 생가를 복원하고 동상도 세웠다.
국악성지화 작업의 화룡점정은 지난 9월 준공된 난계국악기제작촌.
완벽한 3자 역할분담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70여 국악기의 검사는 난계국악단이 담당한다.
군은 난계상표 부착을 허용하는 대가로 매출액의 1%를 받는다.
제작자측은 1백% 환불 보장조건으로 명기 생산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다 행자부는 생산시설 보강을 위해 2억원을 지급키로 확정,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줬다.
국악촌에는 가야금 등 현악기공방(대표 조준석.42)과 북 등 타악기공방(대표 이석제.37)이 나란히 입주해 있다.
19세 때 국악기 제조에 입문, 지난 85년부터 광주에서 남도국악사를 운영해 온 조 대표는 마한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현악기 출토품을 토대로 복원품을 제작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 대표 역시 27세 때부터 대전 산내동에서 가죽 무두질과 목공계 기술을 익혀 온 장인이다.
이 대표는 "국악기의 성능 개량과 규격화에 앞장서 저렴한 가격의 우수한 국악기를 전국 초.중.고교에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영동군은 난계국악촌의 국악기 생산이 본격화될 내년부터는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영동=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