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수위를 높이면서 변동성도 확대하고 있다. 주가 출렁임은 12월 선물옵션 만기일까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외국인이 누적매수 포지션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조원에 달하는 매수차익잔고가 긍정적인 여건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널뛰기 장세'에 단기적으로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기대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위험도 크다. 세계 증시의 축인 반도체주 동향을 지켜보면서 지수보다는 업종별로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6일 종합지수는 연중최고점을 치켜올린 뒤 급반락, 37포인트 출렁였다. 전날 상승 분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뉴욕증시 급등, 반도체 가격 상승, 경제지표 호전 등 호재가 쏟아졌다. 하지만 "가격이 최대 악재"라는 한 증시 관계자의 말처럼 차익실현 욕구를 막지 못했다. ◆ 경기, 업종별로 판단 = 최근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가 장세를 이끌면서 지수관련 대형주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거래대금은 대형주 등락을 따라 급증, 과열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기관은 환매 압박에 시달리며 프로그램에 의존한 매수가 가능한 정도다. 개인은 급등을 관망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별 종목 탄력이 둔화되고 거래량 증가 추세가 거래대금에 비해 완만하다. 지수관련 대형주는 위험이 크고 개별 종목은 '낮은 포복'을 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 기대감을 감안, 중기적인 업종별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 지수는 이미 몇몇 호전된 지표에 기대감을 더하면서 내년도 V자형 경기회복을 기정 사실화하고 또 선반영한 느낌이 강하다. 다만 경기가 L자형이나 완만한 U자형으로 이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업종별 회복 정도를 가늠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건설, 시멘트 업종, 실적이 호전 국면에 접어든 은행, 증권 등과 백화점, 유통 등 소비관련업종에 관심이 모아진다. 동원증권 이채원 주식선물운용팀장은 "금융장세의 마지막 국면에서 외국인이 선물옵션만기를 앞두고 이익 극대화를 위한 '플레이'에 나섰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는 만큼 장세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현금확보에 나설 시기"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실적 장세로 진입하는 것을 보고 매수에 가담해도 늦지 않다"며 "막연한 '학습효과'로 접근하지 말고 실적이 확인되거나 바닥을 확인한 업종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 인텔, 반도체 밀어주나 = 수요일 뉴욕증시는 강력한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다우 10,000선과 나스닥 2,000선을 뛰어넘었다. 대만증시는 5.77% 급등했고 일본, 홍콩지수도 올랐다. '반도체의 힘'이 세계 증시를 뒤흔든 것.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합병 기대감에서 촉발된 '반도체 랠리'는 △지난 10월 반도체 매출의 증가세 전환 △UBS워버그의 긍정적인 진단과 투자등급 상향 △반도체 현물 가격 반등 등으로 힘을 얻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대형 PC 업체와 고정거래가격 인상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회복 기대감을 강화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전략적 제휴 성사와 그 강도, 반도체 현물 가격 상승세 지속 및 수요 회복 여부 등에 따라 반도체주 강세의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목요일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발표할 실적전망이 관심이다. 인텔은 이날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번 분기 실적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인텔이 분기 매출 전망을 기존 62∼68억달러 폭의 상단부로 올릴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한 가운데 이에 대한 해석과 반응에 따라 추가 랠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내년도 경기 회복을 감안해도 삼성전자가 30만원을 넘어서면 오버슈팅으로 봐야한다"며 "기대감만으로의 상승은 한계가 있는 데다 선반영된 부분도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위험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