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 발표를 계기로 난이도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 해에 수십점이 오르내리는 난이도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같은 '널뛰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수능출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3일 수능채점 결과를 발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역시 난이도 조절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향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동 평가원장은 이날 수능시험 결과와 관련,교육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수능시험에서 결과적으로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느끼게 돼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교육인적자원부 및 평가전문가들과 협의해 수능출제조직의 상설기구화 등 심층적인 개선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그동안 수능시험의 채점에만 주력해 세부적인 분석을 해보지 않았다"며 "재수생이 7만1천여명 감소한 데다 1학기 수시합격자 7천여명이 시험에 응시하지 않아 난이도 조절이 더욱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총점분포를 공개하지 않아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고지된 사항인데다 총점에 의한 학생선발 관행을 지양하고 전형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해 앞으로도 총점관련자료는 비공개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와 같은 난이도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달중 '수능시험 출제개선방안 검토안'을 교육인적자원부에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평가원측의 검토안에 따르면 올해는 3개 영역(제2외국어 사회탐구 과학탐구)에만 고교 교사 10명이 출제위원으로 참여했으나 2003학년도에는 전영역의 출제위원단에 고교 교사를 참여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 2005년부터는 원점수와 표준점수를 함께 제공하는 현재의 방식에서 벗어나 원점수를 공개하지 않고 표준점수만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