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268∼1,269원의 보합권에서 둥지를 틀고 있다. 뚜렷하게 부각되는 변수가 없는 상황이다. 증시 상승, 외국인 주식순매수 전환 등 달러매도(숏)마인드가 우세하지만 의외로 하락이 막히면서 일부에서 달러매수(롱)에 나서고 있다. 실질적인 물량 공급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에서 역외세력이 매수에 나서는 등 수급상 팽팽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날보다 0.10원 오른 1,269.10원이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1,272∼1,276.75원 범위에서 달러/엔을 따르며 1,275/1,276원에 마감했다. 전날과 같은 1,269원에 출발한 환율은 다음거래가 1,268원에 체결되며 약보합권에서 잠시 있다가 9시 33분경 1,269.90원까지 반등했다. 수급이 대체로 균형을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환율은 1,268∼1,269원을 오가며 조심스런 거래에 나서고 있다. 업체의 네고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물량 부담을 더해주고 있으나 시장을 압도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역외세력은 NDF시장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임을 감안,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지난 이틀간 주식순매도에서 방향을 바꿔 거래소에서 256억원의 순매수를, 코스닥시장에서 81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앞선 이틀간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예상돼 환율 하락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증시가 18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650을 위협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은 최근과 달리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3.91엔으로 뉴욕 마감가인 123.83엔와 비슷한 수준을 거닐고 있다. 이날 일본 10월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5.4%로 치솟았으나 달러/엔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매수-매도 어느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있다"며 "수급 균형속에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수도 있고 어제처럼 장 막판 급락하는 장세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섣불리 어느 한쪽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 그는 이어 "기준율에 대비해 낮은 수준이라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 1,270원대 테스트도 가능하다"며 "일단 현재 분위기에서는 1,268∼1,270원 범위에 묶일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