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골프대회에서도 해프닝이 많이 발생했다. 선수들은 번뜩이는 기지로 트러블을 탈출하는가 하면,어떤 때는 예상치못한 일로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올해 나온 특이한 상황을 선수별로 묶어본다. ◇앤드루 매기=피닉스오픈 1라운드 17번홀(3백33야드)에서 드라이버샷한 것이 그린앞에 떨어진 뒤 앞조 선수의 퍼터에 맞고 홀속으로 들어갔다. 미 PGA투어 사상 첫 파4홀 홀인원이 되는 순간이었다. ◇헨니 오토=지난 1월 남아공마스터스 때 한 라운드에서 10오버파 80타를 친 뒤 갖고 있던 클럽을 모두 빼서 인근의 강에 던져버렸다. ◇마이크 위어·비제이 싱·봅 에스테스·최경주=공통점은 비상식적인 클럽으로 샷을 했다는 것. 위어는 제뉴이티챔피언십 3라운드 1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이 그린 뒤 러프에 빠졌다. 홀까지는 12m. 위어는 거기서 5번우드로 퍼팅해 이글을 잡았다. 싱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4라운드 16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이 그린프린지와 러프 사이에 멈추자 퍼터를 90도로 돌려잡고 '토'(헤드 앞끝)로 쳐서 이글을 노획했다. 에스테스는 인벤시스클래식 때 러프에서 드라이버로 탈출한 뒤 파를 잡았다. 최경주는 벨캐나디안오픈 3라운드 2번홀에서 2번아이언티샷이 나뭇가지 사이에 멈추자 발끝으로 선 뒤 퍼터를 들고 볼을 찍어쳐 결국 파세이브를 했다. ◇아놀드 파머=올해만 두번 '에이지 슈팅'(한 라운드를 나이와 같은 스코어 또는 나이보다 적은 스코어로 마치는 것)을 기록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올해 72세인 파머는 지난 2,3월 공식대회에서 거푸 71타를 쳤다. ◇톰 카이트=억세게 운이 없는 선수. 무대는 미 시니어투어 플릿보스턴클래식 3라운드 17번홀(1백67야드). 그린앞에 연못이 있었다. 카이트의 티샷은 잘 날아가는 듯했으나 때마침 날던 제비를 맞고 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전홀까지 선두와 1타 차였던 카이트는 더블보기를 범하며 결국 3위를 차지했다. ◇박희정=4월 롱스드럭스챌린지 1라운드 17번홀에서 세컨드샷이 두더지굴로 들어갔다. 규칙 25조1항에는 이같은 경우 구제를 받는다고 돼있다. ◇필 미켈슨·마크 캘커베키아=플레이 중 클럽이 손상된 케이스. 미켈슨은 마스터스 1라운드 2번홀 워터해저드에서 샷을 하다가 샌드웨지가 손상되자 경기위원에게 5번아이언으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해 관철시켰다. 캘커베키아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러프샷을 하다가 아이언이 소나무를 맞고 손상되자 나머지 홀을 13개의 클럽으로 플레이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