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이 격변을 거듭하면서 "과점화"와 "생존"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백화점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국내업체가 서울과 지방을 평정하는 형태로 과점화의 물결이 전국화하고 있다. 시장 내부 상황보다 업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변수도 있다.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이 닥치느냐의 여부다. 거기다 저금리가 일상화하면 외부 환경의 변화로 유통시장 내부는 격변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시장은 불경기와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8년과 99년 IMF 환란의 파고를 대형 백화점들이 무난히 넘길 수 있었던 것은 고소득층은 물론 금융소득자들이 매장에서 돈을 뿌려준 덕분이었다. 그러나 저금리 상태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돈을 굴려 소비하는 이자소득자들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 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도 가격 상승기조가 장기간 계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증시 역시 바닥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웬만한 자산가 외에는 함부로 소비지출을 늘릴 수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같은 안팎의 환경을 고려하면 시장 전체로 봐서 백화점이 할인점에 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상당부분 몸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짧은 시간 안에 닥칠지도 모른다. 국내 빅3 백화점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최근에는 출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 경영인 체제가 뿌리내린 신세계 현대 등은 더욱 그렇다. 점포 늘리기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롯데다. 오너가 보유한 막강한 자본력을 배경으로 우리나라 전역 1등점을 부르짖고 있는 까닭이다. 백화점들의 생존전략은 전반적으로 대동소이한 편이다. 대형 백화점들은 매장의 고급화와 다점포화,중견 백화점들은 전문화와 연계 마케팅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본점 1층에 페라가모 프라다 불가리 등 해외명품 매장을 내느라고 수십개의 국내 브랜드 매장을 없앴다. 고급화가 그 명분으로 작용했다. 황금상권인 서울 강남지역에 위치한 현대와 갤러리아 백화점의 본점은 수입 명품 브랜드로 채워진지 오래다. 중견 및 지방 백화점들은 대형 업체들의 이같은 전략에 맞서 전문화,차별화를 승부수로 띄우고 있다. 중소기업 전문 백화점을 내세웠던 행복한세상은 최근 가구.가전 매장을 대폭 확대,대형 백화점들의 매장흐름에 거스르는 차별화 전략을 선보였다. 법정관리중인 미도파 뉴코아백화점 등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재도약에 나섰다. 그랜드백화점은 할인점 그랜드마트와 연계해 가격 경쟁력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들 중견업체들은 수익성이 없는 점포는 과감하게 처분해 수익성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불황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