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 축출 이후 새정부 구성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7일 독일 본에서 열린 아프간 4개 정파회의에서 각대표들은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前)국왕을 명목상의 국가원수로 추대, 그를 구심점으로 과도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에 개략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임스 F. 도빈스 아프간 문제담당 특사는 이날 본회담 이후 각 정파간비공식 협의과정에서 샤 전 국왕이 국가통합을 위한 구심점으로써 과도정부의 명목상 수반 역할을 해야한다는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도빈스 특사는 그러나 전 국왕의 역할 문제에 관한 논의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면서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그는 "회담에 참석한 모든 대표들이 샤 전 국왕을 구심점으로 여기고 있으며 정파대표들이 새정부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동안 샤 전 국왕이 기꺼이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맡아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아프간의 각 정파들은 군주제 복귀에 반대해왔으며 특히 현재 군사력으로아프간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한 북부동맹의 지도자인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대통령은 샤 전 국왕을 국가원수로 추대하는데 대해 강력히 반대해왔다. 도빈스 특사는 그러나 "북부동맹도 전 국왕의 상징적 역할론을 수용, 샤 전 국왕측과 직접 접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부동맹의 유누스 카누이 수석대표는 "북부동맹은 권력을 독점할의도는 없으며, 전국민을 대표한 합법적인 의회에 권력을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밝혔다. 한편 이번 정파회의에서 거중 조정역할을 맡은 유엔의 아만드 포지 대변인은 아프간 새정부 구성을 위한 청사진으로 ▲향후 3-6개월간 과도적으로 국정을 운영할내각 성격의 `아프가니스탄 과도 최고회의'를 구성하고 ▲내년 3월께 아프간 전통적인 원로회의인 `로야 지르가'를 열어 2년간 국정을 통치할 과도정부를 승인하며 ▲이후 2차 `로야 지르가'를 개최, 헌법을 승인하는 등의 일정을 공개했다. 포지 대변인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4개정파가 과도정부 구성이라는 회담개최 목적과 대략적인 일정에 합의했으며 앞으로 3-5일내에 새정부 구성을 위한 절충안을도출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각 대표들은 27일 오후 쌍무회담을 가졌으며 당초 이날 밤에 갖기로 한 전체회의를 연기하는 대신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특사와 개별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장 주변의 관측통들은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아프간 과도 정부 구성 일정에는 합의할 수 있겠지만 과도기에 아프간내에 다국적군이 주둔하는 문제를 둘러싸고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 고 있다. 현재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있는 북부동맹은 외국군의 주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며 아프간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란도 외국군 주둔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갖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4개 정파 가운데 하나인 페샤와르 그룹의 안와르 울 하크 아하디 대표는북부동맹만이 외국군 주둔에 반대할 뿐 나머지 정파는 다국적군 주둔안을 받아들일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다만 외국군이 계속 주둔할 경우 아프간 내전상황에서 일정거리를 유지해온 이슬람국가에서 파견된 군대가 주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아프간 정파회의 개최에 대해 `희망적인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쾨니히스빈터.본 AP.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