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中活 좌담회] "중활이 中企인식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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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청은 오는 겨울방학을 맞아 1만명의 대학생을 중소기업 현장에서 근무토록 하는 "중활(중소기업 활동)"을 벌인다.
효율적인 중활을 위해 지난 여름 중활에 참여한 대학생과 해당업체 관계자들간의 좌담회를 서울 여의도 기협중앙회 소회의실에서 최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참가자들은 중활의 성과와 앞으로 개선될 점에 대해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중활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 참가자 명단 >
최동규 < 중기청장 >
김명국 < 안양대 교수 >
배경태 < 애니파크 이사 >
유시양 < 겟비컴 대표 >
학생 =백세현(동덕여대), 임희영(중앙대), 박정우(숭실대)
사회 =이치구(한경 中企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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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학생 취업난이 심각하다.
그러나 중소업체에선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취업난과 인력 부족난이 동시에 일어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 같다.
대학생들은 갈 곳이 없다고 하고 중소기업에선 인재를 뽑을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을 바꿔주는 좋은 계기가 바로 중활이라고 생각한다.
중활이 도입된 근본 취지는 무엇인가.
최동규 중기청장 =중소기업 연구를 해오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규모"에 대한 편견이 너무 심한 것을 느꼈다.
큰 게 무조건 좋다는 식의 논리가 결국 중소규모의 회사를 꺼리는 행태를 낳았다.
구조조정과 재벌 개혁의 영향으로 돈은 중소기업쪽으로 흐르고 있는데 사람들의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규모와 집중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중소기업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들에게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한국경제신문사의 도움을 받아 중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사회 =대학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참가자 신청을 받았는가.
김명국 안양대 교수 =새로 생긴 중소규모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은 취직이 어렵다.
취업정보실 직원들이 공문도 오기 전에 미리 중기청 홈페이지 들어가 관련 내용을 알아봤다.
그리고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중활 참가자를 대상으로 학점 부여하는 "현장 학습학점제"를 만들었다.
학교 홈페이지와 플래카드를 통해 프로그램을 적극 알렸다.
50여명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 9명이 실제로 활동했다.
사후에는 전화를 해 관리하기도 하고 활동이 끝난 뒤 학교 신문에 경험담을 내기도 했다.
사회 =사장들은 학생들을 채용한 결과 어떤 효과가 있었나.
배경태 애니파크 대표 =3D 온라인 게임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여름 방학동안 대학생 3명을 활용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학생들도 자신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배운 점이 많았을 것이다.
젊은 대학생들에게 진정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중활이 제도적으로 정착되면 중소기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궁극적으로 국가 발전의 모티브가 되리라 확신한다.
유기양 겟비컴 대표 =세계의 관광정보를 동영상으로 제공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3명의 중활 참가자들이 여름방학 기간동안 일했다.
한명은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10일만 채우고 가버렸다.
다른 한 친구는 한달정도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을 배운 뒤 나가 아쉬웠다.
기간을 어느 정도 줘야 제대로 교육하고 도움도 받을 수 있다.
허드렛일만 시키면 반감을 살 수도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서 일을 한 뒤 보고서를 작성토록해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기업 입장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중활 경험을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겨울 방학 때에는 콘텐츠 수출 홍보 업무와 관련,중활 학생을 받을 계획이다.
사회 =실제로 현장에서 일한 학생들은 어떤 느낌이 들었나.
임희영 학생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어서 보안인증 솔루션 업체에서 마케팅 관련 일을 했다.
생긴 지 얼마안된 조그만 벤처여서 홍보나 마케팅팀이 별도로 없고 노하우도 매우 부족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상황이어서 타겟층과 고객들이 원하는 것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업무를 했다.
두달 있었는데 기획회의에 같이 참여할 수 있어서 조직 시스템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능력발휘만 보장된다면 다시 제의가 와도 흔쾌히 수락하겠다.
박정우 학생 =의료관련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에 근무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있어 프로그래밍을 하고 싶었지만 단순 작업에 배치됐다.
문서 작성 업무 등 단순 작업을 해서 흥미를 많이 느끼진 못했다.
하지만 게임회사를 창업할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됐다.
사회 =대기업에서 일을 하게 되면 창업을 하겠다는 생각은 하기 힘들다.
조직적응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처 기업에서 경험을 해보면 취업을 넘어서 창업까지 결심할 수 있는 동기가 생기게 된다.
백세현 학생 =물류회사에 근무했다.
처음 학교 취업정보실에서 신청서를 쓰는데 왜 대기업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하느냐고 물었다.
지원한 회사에서 1명을 뽑는데 4명이 지원해서 직접 가서 면접을 봤다.
회사건물이 고층 건물일줄 알았는데 단층 건물이어서 평소 가지고 있던 기업에 대한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다.
학교에서 손익계산서 만드는 걸 이론적으로 배웠는데 회사에서 직접 결산업무도 해보고 어음도 끊어봤다.
주말에 파트타임으로 일해보라고 회사측으로부터 권유받고 있다.
사회 =단순 업무보다는 일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었다는 불만도 제기됐는데.
박정우 학생 =중활기간도 짧고 벤처기업이다보니 많은 걸 가르쳐 주려고 하지 않았다.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었는데 단순 업무만 했다.
유시양 대표 =기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곤란한 부분이 있다.
프로그래밍은 민감한 부분이다.
이전에 한번 해킹을 당했다.
다행히 전문가를 통해 복구했지만 간이 철렁했다.
핵심 부분은 정보 유출 차원에서 가르쳐 주기가 힘들다는 것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사회 =앞으로 중활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이며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할 것으로 보는가.
최 청장 =벌써부터 너무 많은 성과를 얘기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5년정도 지난 뒤 조심스럽게 성과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대학생이나 중소기업이나 그런 기회를 가졌다는 자체가 소중하다.
올 겨울 방학은 1만명 이상으로 할 계획이다.
내년 중활에 20억원 정도 예산을 편성하는 안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올라가 있다.
정부에서 약간의 보조를 해주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은 다른 부처와 논의 해야한다.
하루 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
또 중활에 참여한 학생들은 중기청에서 하는 각종 프로그램 통해 취업하는데 어떻게든지 뒷바라지할 예정이다.
중활에 참여한 기업도 정책 수혜를 받을 때 인센티브 주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김 교수 =언론에서도 홍보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취업을 아직 눈앞에 두지 않은 대학생들은 취업난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중기청이 앞장서 지역별로 설명회 개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 방학중인 학생 뿐만 아니라 휴학생들에게도 문을 열어주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유 대표 =한달 이상 일을 하면서 강훈련을 받아야 학생들도 뭔가를 배울 수 있고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
자유롭게 건성으로 하면 모두에게 손해다.
중소기업 경영자도 인식을 바꿔야 한다.
싼 임금으로 며칠 쓴다는 생각하면 안된다.
중활한 학생이 잘하면 학생들에게 주식을 줘 일정 지분이 되면 회사 운영권도 줄 생각도 있다.
사회 =학생들이 중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백세현 학생 =중활 전에 박람회 형식으로 기업과 학생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사전에 그 회사에 대해 철저히 알고 가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활 이후 참가 학생들끼리 만나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임희영 학생 =중기청 홈페이지에 참여 기업의 정보를 실어 홍보했으면 좋겠다.
박정우 학생 =중활 신청후 한 업체에서 연락이 왔는데 일주일 간 끌었다가 결국은 "No"라는 대답을 받았다.
이런 경우가 없도록 사전에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정리=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