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4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OPEC 비회원국들의 감산을 전제로 내년 1월부터 하루 산유량을 1백5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조건부 감산이 사실상 '감산유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는 2년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일제히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OPEC,조건부 감산 합의=알리 로드리게스 OPEC 사무총장은 이날 빈에서 열린 각료회의가 끝난 뒤 "OPEC는 내년 1월부터 하루 1백50만배럴 감산에 합의했다"며 "하지만 이는 OPEC 비회원국들이 하루 산유량을 최소 50만배럴 감산한다는 조건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이면서 비회원국인 러시아는 15일 OPEC의 대규모 감산요구를 거부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OPEC가 비산유국의 감산에 관계없이 오는 12월부터 원유생산량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OPEC의 차기 각료회담은 내년 3월12일 열릴 예정이다. ◇국제유가 급락=국제유가는 OPEC의 조건부 감산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14일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2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1.93달러 하락한 배럴당 19.74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9월24일 이후 최대이며 종가는 1999년 7월21일 이후 최저치이다. 런던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도 전일 대비 2.06달러 급락한 배럴당 18.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OPEC의 조건부 감산 및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로 당분간 유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