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정서 합의 파장] 온실가스 규제..수출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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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엔 기후변화협약 타결은 무엇보다 교토의정서가 발효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전 지구적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길이 열리는 한편 대체에너지 개발 등의 노력도 더욱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교토의정서가 정식으로 발효되고 이행안에 따라 선진국들이 오는 2008년부터 당장 온실가스 감축 규제를 받게 되면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 산업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컨 등의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제품의 각종 환경기준을 수출대상국의 변화된 협약 기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 선진국들이 교토의정서의 수행 여부를 문제삼아 이를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우리나라도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선진국들의 입김도 거세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인데다 1인당 배출량도 선진국 수준에 거의 근접한 상태여서 이러한 압력에 대항할 논리는 부족한 상태다.
더욱이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교토의정서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미국을 참여시키기 위해 개도국을 조기에 참여시키는 조건이 선진국간에 논의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한국은 가장 눈에 띄는 타깃이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교토의정서 1차 의무이행기간(2008~2012년)을 적용받지는 않지만 이같은 이유로 인해 실질적인 참여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 98년 출범한 기후변화협약 대책위원회를 통해 개인과 기업을 통해 기후변화협약과 관련된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대한상의가 전국 4백16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산업계의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기후변화협약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60%에 가까운 반면 대응책 마련에 "적극적"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28.4%에 지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소비를 줄여야 한다"라는 추상적인 권고보다는 정부가 시설투자시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 제공이나 환경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