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전 충남 아산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한국 자동차산업의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과 세계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 및 한국차의 미국내 판매 현황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정 회장의 안내로 한시간 가량 전시된 차량들을 둘러보며 국내 자동차산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특히 최근 미국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그랜저XG 등 일부 차량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난 뒤 직접 승차해 내부 계기를 작동해 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 회장은 부시 전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는 인사말을 통해 "미국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세계적 메이커로 성장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며 "미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해 미국경제 발전에 공헌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재임시 특유의 결단력을 발휘해 걸프전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한국이 러시아나 중국 등 옛 사회주의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줘 한반도 평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감사의 뜻도 전했다. 정 회장은 이날 아산공장에서 제작한 미군 장병을 위한 이동식 매점차 1대를 미8군에 기증하고 부시 전 대통령에게는 도자기 세트를 선물했다. 이 이동식 매점차는 5t 화물트럭을 개조한 2억5천8백만원짜리로 55인치 대형 TV와 15인치 디지털TV 전자레인지 금전등록기 컴퓨터 등을 갖추고 있어 야전(野戰)에서 간단한 식음료를 판매하거나 대형 TV를 통해 위문공연 및 방송을 중계하는 데 사용된다. 기증 차량을 직접 살펴본 부시 전 대통령은 "주한 미군을 배려하는 정 회장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며 "미국에 돌아가면 내 아들(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정 회장의 지원과 성의를 전하겠다"는 조크를 던져 주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헬기로 아산공장으로 이동,오전 10시40분께 도착해 한시간 가량 머문 뒤 다시 헬기로 김대중 대통령과의 오찬을 위해 청와대로 떠났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