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지난 2000년 3월 콜롬비아-브라질의 경기로 시작된 예선전은 이달말이면 모두 끝나고 내달 1일 조추첨에 들어간다. 11일 현재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국가는 개최국인 한국.일본을 비롯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 등 총 24개국이다. 나머지 8개 티켓을 놓고 대륙마다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유럽 =지난 대회 우승팀인 프랑스를 포함, 총 14.5장의 티켓이 할당돼 있다. 50개국이 참가한 리그전에서 9개 팀의 본선진출이 확정됐다. 통산 6차례 본선에 오른 러시아을 비롯 루이스 피구가 이끄는 포르투갈, 체코를 무너뜨린 덴마크, 헨릭 라르손이 이끄는 스웨덴, 80년대 동구권의 맹주 폴란드, 발칸반도의 전사 크로아티아, 남유럽의 강호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고 축구종주국 잉글랜드 등이다. 본선 직행에 실패한 8개팀은 나머지 4장을 놓고 10일부터 플레이오프를 진행중이다. 아시아 =4.5장의 티켓중 4장이 개최국인 한국, 일본 그리고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각각 돌아갔다. 나머지 0.5장은 유럽과 플레이오프를 통해 결정난다. 이번 예선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팀은 중국이다. 1차 예선 6경기에서 3실점(25득점), 최종 예선 8경기에서도 2실점(13득점)만을 허용하는 조직력을 과시했다. 게임메이커 치훙의 지휘 아래 양쪽 날개인 좌밍유와 추보, 최전방의 하오하이둥과 수마오젠이 펼치는 공격력도 날카롭다. 아프리카 =아프리카에 걸려 있는 5장의 티켓 주인은 지난 7월 일찌감치 가려졌다.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카메룬, 튀니지가 그 주인공들이다. 가장 먼저 본선에 진출한 국가는 카메룬. 이미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8강과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로 잘 알려진 검은 대륙의 맹주다. 스트라이커인 파트릭 음보마와 제레미 은지탑, 사무엘 에투 등이 핵심전력이다. 남아공과 튀니지, 세네갈 등이 카메룬의 뒤를 이어 본선에 올랐으며 카메룬과 함께 아프리카 축구의 쌍두마차를 이루는 나이지리아가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남미.오세아니아 =남미에서는 4.5장의 티켓중 3장의 주인이 가려졌다. 아르헨티나가 지난 8월 중순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었고 뒤를 이어 파라과이와 에콰도르가 본선에 올랐다. 남은 1장의 티켓은 브라질과 우르과이중 한 팀에 돌아가며 본선 직행에 실패한 팀은 오세아니아 예선 1위 호주와 플레이오프에서 혈투를 벌여야 한다. 주목할만한 팀은 아르헨티나. 이번 멤버는 마라도나가 버티고 있던 지난 86년 월드컵 당시의 전력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득점기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를 비롯, 아리엘 오르테가와 후안 베론, 에르난 크레스포, 하비에르 사비올라 등 세계 정상급의 골잡이들이 포진하고 있다. 반면 '삼바축구'는 수모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브라질은 최악의 경우 플레이오프로 밀려나게 된다. 여기서마저 패한다면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진출 실패의 이변을 기록하게 된다. 북중미 =총 3장중 2장의 티켓이 코스타리카와 미국에 돌아간 가운데 나머지 한장을 놓고 멕시코와 온두라스가 16일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코스타리카는 지난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두번째 본선진출이다. '검은 표범' 파울로 세자르 완쵸페가 공격을 이끈다. 동료인 롤란도 폰세카와 함께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인 9골을 합작했다. 미국은 코스타리카와 달리 간신히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다. 조 맥스 무어와 어니 스튜어트를 중심으로 한 공격이 위력적이며 조시 월프 등이 뒤를 받친다. 고경봉 기자 kb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