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1,400억원대의 재산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은 시가 172억원에 이르는 포천 아도니스골프장 지분의 81.4%를 부인과 두 아들 명의로 보유하고 있었다. 또 아들 명의로 시가 30억원의 토지, 딸 명의로는 이수화학 주식 22만5,000주, 22억원 어치를 갖고 있었다. 예금보험공사는 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대우와 김우중 회장의 은닉재산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지난 99년 BFC(British Finance Center) 자금 4,430만달러를 페이퍼 컴퍼니, 즉 서류상의 회사를 통해 세탁한 뒤 외자유치를 가장해 대우정보시스템 주식 258만주, 71.59%를 281억원, 주당 1만885원에 헐값 인수했다. 그러나 8개월후 95만주를 주당 3만5,407원에 처분한 뒤 이 가운데 291억원을 홍콩으로 반출했으며 현재 추정 시가 652억원인 주식 163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보는 실물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지난 9월 가압류를 결정한 뒤 미집행 상태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외에도 대우학원과 미국 하바드대학에 각각 이사회 결의없이 190억원, BFC자금 250만달러를 기부하거나 임직원 명의로 영종도 토지를 불법 취득한 사실이 적발됐다. 예보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은닉재산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전액 환수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조사가 진행준인 (주)대우에 대해 연말까지 부실책임조사와 심의를 완료하고 향후 부실채무기업 조사는 채무규모, 기업 상태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