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스위스와 이탈리아, 리히텐슈타인, 바하마 등 4개국에 있는 은행들로부터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끌고 있는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자산을 동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이 7일 밝혔다. 리히텐슈타인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인구 3만명의 작은 나라다. 이 관리들은 빈 라덴이 미국내 사업체들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았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행정부가 `알 타쿠아(Al Taqua)'로 알려진 한 이슬람계 환전소의 자산을 동결해 주도록 이들 4개국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 타쿠아'는 이슬람계 환전소를 통칭하는 `하왈라(Hawala)' 중 한 곳으로, 수사당국은 이 곳을 통해 기존 금융 시스템의 적용을 받지 않아 추적을 거의 할 수 없는 수백만달러가 테러범들에게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들은 `알 타쿠아'가 자체 운영하는 금융업체를 통해 테러범들에게 송금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등 4개국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관리들은 덧붙였다. 관리들은 그러나 동결 요청을 받은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부는 이날 발표를 통해 스위스에서 이슬람계 환전소를 차린 요우세프 M. 나다, 알리 하마트 등 2명과, 스위스에 있는 요우세프 M. 나다사(社) 및 알 타쿠아 매니지먼트사(社), 바하마의 알 타쿠아 은행 등 3개업체를 직접 거명할 것이라고 관리들은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테러 진압 경찰은 이날 빈 라덴의 알-카에다 테러조직과 관련 의혹이 있는 스위스에 본사가 있는 한 금융업체의 이사진 2명의 가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경찰 소식통들이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날 압수수색이 스위스에 있는 이탈리아 영토인 `캄피온 디탈리아'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ANSA통신은 압수수색을 당한 사람들이 `나다 매니지먼트'의 나다 사장과 히마트 부사장이며 모두 이집트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로마 AP.AFP=연합뉴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