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김모씨(47)는 올해 처음 5천만원을 투자해 골프회원권을 구입했다. 김씨는 5천만원의 여윳돈을 은행에 맡겨보니 한달 이자가 고작 30만원에 불과하자 아예 그 돈으로 골프회원권을 사버렸던 것. 골프장에서 비회원일때 그린피가 13만~14만원에 달했는데 회원대우를 받게 되자 그린피가 4만원 정도밖에 안들었다. 한달에 5~6회 정도 라운드를 했으니 은행이자를 훨씬 넘는 50만원의 혜택이 돌아왔다. 게다가 회원권 값도 수백만원 가량 올라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식의 재테크가 된 셈이다. 금융권의 초저금리 현상은 상당수의 여유자금을 골프회원권 시장으로 유입시켰다. 이에 따라 골프회원권의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대폭 오름세를 보였다. 골프인구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추세여서 회원권은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제 회원권은 단순한 보유 개념을 떠나 적극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단계에 왔다. 그럼 언제 매입하는게 가장 좋은가. 그 시점은 바로 지금이 적격일 것이다.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겨울이 되면 회원권 값이 내려갈 것을 우려해 겨울이 되기 직전에 팔려고 한다. 최근 해가 짧아져 라운드 시간이 단축되면서 부킹난이 심해지는 것도 회원권 매도 의지를 부추긴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시세가 하락세로 돌아선다. 그런데 회원권을 사려는 사람은 겨울이 되면 회원권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즉 지금은 관망하고 있다가 한 겨울에 사는게 가장 적절한 '매수타이밍'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상황이 역전된다. 회원권 소지자들은 매도시기를 놓쳤다는 생각에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봄에 팔 생각으로 매물을 거두게 된다. 반면 매수자들은 적극적으로 회원권을 구입하려고 하는데 매물을 찾지 못하게 된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송용권 팀장은 "골프회원권 시세는 겨울에 결코 하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오히려 겨울이 되기전에 적극적으로 매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 가을 각 골프장들은 사상 최대의 '부킹난'을 겪었다. 해마다 겪은 부킹난이지만 올해가 가장 극심했다고 한다. 이는 그만큼 골퍼들이 늘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 골퍼가 더 증가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회원권 시장은 중.장기 자금시장이면서 거래물량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수요층이 두터워지면 시세의 반등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모든 골프장들이 지난해에 비해 회원권 가격이 올랐다. 떨어진 골프장은 단 한 곳도 없다. 레이크사이드CC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1억원이 올랐고 화산CC도 9천만원이 뛰었다. 5천만~6천만원대의 중가대 회원권 시세도 3천만~4천만원씩 오름세를 보였다. 모든 회원권 가격이 뛰었지만 상승폭은 분명 차이가 있다. 제대로 된 회원권은 많이 올랐지만 그렇지 못한 회원권은 소폭 오름세에 그쳤다. 일단 회원수가 너무 많아 부킹이 잘 안되는 골프장은 별로 오르지 않는다. 우리나라 골퍼들의 선호하는 근거리 골프장은 아직도 강세이지만 골프장 운영상태나 코스관리, 서비스 등이 엉망이면 구입을 재고하는게 좋다. 뛰어난 전문경영인이 들어선 곳도 상승 전망이 높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콘도회원권은 아직 투자가치보다 이용가치로 권할만하다. 현재 분양가 대비 50%이하로 시세가 하락한 상태인데 모기업의 재정이 튼튼한 콘도를 빼고는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주 5일 근무제' 등 호재가 많아 내년 이후에 시세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적극 투자를 고려하는 것도 남보다 앞서는 재테크라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