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5일 자국 주도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방송을 전세계를 대상으로 시작해 이슬람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에도 공습과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다시 강력히 시사했다. 워싱턴 당국은 이날 "테러 전쟁에는 휴식이 없다"는 제목의 '미국의 소리(VOA)'방송 논설을 통해 라마단 기간에 공격을 유예해 달라는 아랍과 이슬람 세계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라마단 기간에 전쟁을 중단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논설은 미국이 테러 참사를 당한 후 국제 테러에 대한 전쟁을 주도하고 있고 라마단 기간에도 모든 군사 기관들이 수행해야 할 작전명령도 이미 하달했다고 밝히면서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전투를 중단하지 않았으며 이슬람 국가들이 이기간에 다른 신앙의 국가들을 공격하지 않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논설은 이어 "미국은 실로 생존을 위한 투쟁에 휴식이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슬람교 개조(開祖) 모하마드(마호메트)는 626년 라마단 기간에 바드르 전투에서 승리해 메카를 재탈환하는 전쟁을 개시했다고 지적했다. 논설은 이어 이집트와 시리아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일어난 1973년 중동전은 유대 성일(聖日)인 욤 키푸르 날에 시작됐을 뿐만 아니라 라마단 기간에도 전투가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논설은 수세기에 걸쳐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기간이나 다른 종교의 성일들을 가리지 않고 전쟁을 벌였다고 전제한 뒤 이란-이라크 전쟁과 레바논과 알제리의 내전에서도 라마단 기간에 쉬지 않고 전투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올해의 라마단은 11월 17일 시작한다. 이슬람의 정치, 종교 지도자들은 빈 라덴의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대한 공격에 반대하는 이슬람교도들의 소요를 막기 위해이 기간에 공습을 중단해 달라고 미국 측에 촉구해 왔다. 그러나 근래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미국 지도자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대한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해 왔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b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