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30일 치명적인 호흡기 탄저병 환자가 처음 발생하고 워싱턴과 플로리다의 3개 우체국에서 탄저균 감염이 드러나는 등세균 테러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탄저 테러가 우편 업무 종사자 이외까지 확산되고 있는 데도 연방수사국(FBI)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적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우편노조는 확실한 안전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업무를 거부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혼돈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닐 코언 뉴욕시 보건국장은 맨해튼에 있는 이비인후과병원 여직원(61)이 최근까지 우편물 처리실로 쓰이다 물품보관실로 바뀐 지하실에서 일하다 호흡기 탄저병에 감염돼 "고통스럽게 견디고 있다"고 밝혔다. 톰 리지 국내안보국장은 보건 및 수사 당국이 이 여성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있다고 말하고 "우체국 직원이 아닌 이 여성이 어떻게 감염됐고 어떻게 전염됐느냐를 밝히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정공사는 워싱턴DC 서북쪽의 프렌드십우체국과 인근의 버지니아주 덜레스우체국에서도 탄저균 흔적이 발견됐다고 발표해 테러범이 워싱턴 일대의 공공 건물을 대거 공격 목표로 삼았다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한 우체국에서도 소량의 탄저균 포자가 발견돼 소독이 완료될 때까지 폐쇄 조치됐다. 우편노조는 CDC의 우편물 취급주의 요령만으로는 불안해서 일할 수 없다며 확실한 안전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CDC는 전날 ▲발신지가 불분명하거나 없는 편지 ▲한쪽으로 쏠렸거나 불룩한 편지 ▲우표가 너무 많이 붙은 편지 등을 수상쩍은 우편물로 규정하고 이들 우편물은 ▲흔들고 두드리거나 냄새 맡지 말고 ▲손으로 만진 경우에는 비눗물로 깨끗이 씻고▲현지 수사 당국에 신고하는 등의 처리 요령을 시달했다. 한 보건 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가짜 위협 편지가 많았는 데도 변변한 우편 테러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게 문제"라고 말하고 "앞으로 탄저 테러가 우체국과 상관 없는 민간인들에게 번진다면 엄청난 혼돈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